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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관' 차두리 향한 父차범근 마음 "걱정 앞서…"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6-11-01 22:44


차범근 부위원장. 스포츠조선DB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는 게 아버지의 마음이다."

차범근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63)이 1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 드림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조직위와 KT 간 업무 협약식이 진행됐다.

차 부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슈틸리케호 전력분석관으로 선임된 차두리 분석관(36)의 아버지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터. 하지만 차 부위원장은 조심스러웠다. "괜히 내가 한 말이 대표팀에 누를 끼치면 어떻게 하나."

어렵사리 말문을 열었다. 차 부위원장은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라고 운을 뗀 뒤 "차두리가 축구를 안다고 해도 경험이 없다. 더 쌓아야 하는데 대표팀 들어오게 됐다.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는 게 아버지의 마음"이라고 밝혔다.

차 분석관 선임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지난해 은퇴한 차 분석관은 여전히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있다. 자칫 슈틸리케호가 잘못될 경우 차두리의 첫 지도자 행보부터 흔들릴 수 있다. 차 부위원장은 "어쨌든 대표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차두리가 들어갔으니 팀에서 요구하는 역할을 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차 분석관은 독일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B급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A대표팀 코치는 A급 라이선스를 요한다. 때문에 대한축구협회는 차 분석관을 코치로 데려올 수 없었다. 차 분석관도 슈틸리케호 합류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 차 부위원장은 "(차두리)본인 스스로도 고민과 걱정이 참 많았다. 부담도 컸다"면서도 "하지만 차두리는 선수시절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부담을 느끼면서도 여러 고마움 때문에 거절하지 못하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보단 자기 어머니와 상의를 많이 했다"며 웃었다.

다소 차분한 분위기에서 말을 이어가던 차 부위원장. 어느 순간 목소리가 밝아졌다. 차 부위원장은 "그래도 차두리를 오랜 시간 지켜보면서 참 장점이 많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차 분석관은 선수 시절 소문난 분위기 메이커였다. 밝은 성격에 강한 승부욕까지 갖춰 A대표팀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차 부위원장은 "차두리는 나와 다르다. 성격에서도 큰 차이가 있고 나보다 많고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리고 나보다 훨씬 독일어도 유창하다"며 "공부도 많이 한다. 여기에 유럽축구에 대한 지식과 정보도 나보다 훨씬 많다"고 치켜세웠다.


마지막으로 "차두리가 작은 역할이나마 대표팀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많은 성원과 응원을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날 협약식은 U-20 월드컵 개최 D-200일 및 티켓 판매개시를 맞이한 행사다. 정몽규 위원장, 곽영진 부위원장,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강국현 KT마케킹부문장, 김형준 평창동계올림픽추진단장과 최근 운명을 달리한 故이광종 감독의 유족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1983년 멕시코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4강 신화를 이끌었던 박종환 감독도 참석했다.

U-20 월드컵은 다음해 5월 20일 국내에서 개최된다. 6월 11일까지 수원, 전주, 인천, 천안, 대전, 제주 등 총 6개 도시에서 경기가 진행된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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