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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임을 지겠다. 구단과 상의하겠다."
울산은 이날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년 KEB하나은행 FA컵 4강전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서 1대3으로 패했다.
전반 코바의 페널티킥으로 1-0으로 앞서 나간 울산은 후반에 연속 3골을 허용하며 참패했다.
후반 인저리타임 권창훈이 쐐기골을 터뜨렸을 때 그라운드로 이물질을 던졌던 울산 서포터스는 경기 후 소동을 예고했다.
경기장 안전요원과 몸싸움을 벌이며 극심하게 대립한 팬들은 윤정환 울산 감독이 면담에 응하기 위해 등장하면서 진정되는가 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더 격앙됐다. 윤 감독이 "선수들은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 게 스포츠아닌가. 여러분이 좋아하는 울산 선수들을 이렇게 막고 있으면 선수들이 더 힘들어진다. 나중에 차분하게 대화하자"며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군중 사이에서 "감독이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밝혀라", "연봉 많이 주는 중국리그가 떠나면 되는거 아니냐", "울산 축구를 1년여 만에 종이 호랑이로 만들었다"는 등 분을 삭이지 못한 발언들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모든 책임은 감독에 있다. 나도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 내일이라도 구단과 상의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윤 감독은 "울산 축구룰 사랑하는 여러분의 심정 잘 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모두를 더 힘들게 할뿐이다. 감독의 책임 문제는 서포터스와 감독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구단과 감독이 상의해서 결정하는 것이다"면서 "내일 구단을 방문해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게 좋겠다"고 당부했다.
결국 서포터스와 윤 감독의 면담은 화해없이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울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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