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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가 10년 만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의 한(恨)을 풀 기회를 잡았다.
결전을 앞두고 최강희 전북 감독과 황선홍 서울 감독의 신경전을 날카로웠다. 황 감독은 "축구란 90분 안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1%의 가능성이 있어도 끝까지 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최 감독은 "축구의 의외성은 상대를 잘 모를 때나 시즌 초반에 나온다. 오늘 경기는 절대로 우리가 유리하다. 의외성과 몇 %의 가능성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팀 감독은 예상대로 정예멤버를 출전시켰다. FC서울은 '아데박'이 풀 가동됐다. 4-3-3 시스템을 꺼내든 황 감독은 전방에는 아드리아노와 데얀, 박주영이 포진시켰다. 미드필더에는 주세종 고요한 오스마르가 위치했다. 포백은 김치우 김남춘 곽태휘 이규로, 골문은 유 현이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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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공격 빈도를 높여갔다. 전북은 물러서지 않았지만 서울의 공세가 워낙 거세 수비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었다. 전북은 잘 버텼다. 최철순의 대체자로 나선 장윤호가 서울의 미드필더 주세종을 상대로 그림자 수비를 펼쳤다. 전북의 오른쪽 풀배 김창수는 데얀을, 센터백 조성환은 아드리아노를 밀착마크했다.
전반 19분에는 문전 혼전 상황에서 서울의 스트라이커 데얀이 밀어넣은 것을 전북 골키퍼 권순태가 선방했다.
전북은 로페즈의 폭넓은 움직임으로 반격 기회를 잡았다. 전반 21분에는 로페즈의 돌파를 저지하다 고요한이 경고를 받기도 했다.
아드리아노의 헤딩 슛과 데얀의 슈팅이 무산된 서울은 전반 38분 기다리던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북의 오른쪽 측면을 고요한의 스루패스로 뚫은 서울은 김치우의 패스를 쇄도하던 아드리아노가 마무리했다.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친 서울은 후반 초반에도 좋은 득점 기회를 잡았다. 후반 6분 주세종이 상대 공을 차단한 뒤 단독 돌파로 문전까지 질주했다. 주세종의 패스를 받은 박주영은 회심의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상대 수비수에 맞고 굴절돼 아쉽게 득점 찬스가 물건너갔다.
전북은 교체카드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후반 9분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김보경과 레오나르도 대신 고무열과 이동국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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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일진일퇴의 공방이 펼쳐졌다. 잃을게 없는 서울은 계속해서 전북의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27분에는 문전에 있는 아드리아노의 백패스를 고요한이 아크 서클 오른쪽에서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하지만 전북도 서서히 정상 전력을 되찾아갔다. 서울의 공격이 무뎌지자 틈새를 계속해서 노렸다. 특히 후반 초반 교체투입된 고무열이 자주 서울의 오른쪽 측면을 파괴하면서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서울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역전골을 넣었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아크 서클에서 고광민이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서울은 승리했지만 전북에 ACL 결승행 티켓을 양보해야 했다.
상암=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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