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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이 걸렸다. 정신력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다." FC서울의 미드필더 고요한(28)의 비장한 각오였다.
권순태는 고요한과 정반대 상황이다. 4강 1차전은 크게 이겨 발걸음이 가볍다. 그러나 K리그 첫 패배로 떨어진 팀 분위기 전환이 시급하다. 주장 권순태는 예상보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3경기 연속 무패 마감으로 허탈함과 상실감은 없다. 오히려 많은 것을 얻었다. 스스로 지지 않고 이기는 경기, 지는 경기를 이를 악물어 지지 않는 경기를 하면서 선수들이 단합할 수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그런 과정들을 통해 선수들이 모여서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선수들끼리 ACL에서 반전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자고 했다. 또 단단해지자고 했다. 때문에 우리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은 잃을게 없다. 남은 90분 안에 3골차를 극복하지 못하면 ACL 결승 진출은 물거품이 된다. 무조건 '공격 앞으로'를 외쳐야 한다. 전북은 버텨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수비만 하지는 않겠단다. 오는 22일 울산과의 K리그 클래식 스플릿 그룹A 2라운드까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지킬 생각이 없다.
변수는 양팀 모두 비슷하다. 서울은 멀티 자원인 김원식이 경고누적 결장한다. 또 부상 암초가 있다. 중원의 핵인 주세종이 울산전에서 오른이마가 찢어져 무려 21바늘을 꿰맸다. 출전은 강행할 예정이지만 부상에 따른 육체적, 정신적 한계를 무시할 수 없다.
전북은 '이중고'다. 가장 먼저 막강 공격진에 비해 수비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김형일 최규백의 부상으로 조성환과 임종은 밖에 믿을 수비수가 없다. 이 때문에 스리백 가동은 위험하다. 중원도 약간 헐거워졌다. 1차전 당시 서울의 스트라이커 아드리아노를 전담 마크했던 최철순의 경고누적 결장이 뼈아프다. 최철순을 대체할 자원을 선택하고 나머지 자리에 새 선수를 끼워넣어야 하는 현실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상암=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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