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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데려오고 싶다는 조진호 상주 감독…, 미디어데이 말말말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10-12 15:59


상주 조진호 감독이
1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6 스플릿 라운드 그룹A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오는 15일 부터 펼쳐지는 스플릿 라운드는 팀당 다섯 경기씩 총 5라운드를 치러 올 시즌 최종순위를 가린다. 최종 38라운드 후 그룹 A(1~6위)의 1위팀이 우승의 영예를 안게 된다.
신문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10.12/

감독들에게 영플레이어상 후보 추천을 부탁했다. 저마다 자기팀 선수들을 홍보하느라 바빴다. 조진호 상주 감독의 차례였다. 그는 "우리 팀은 영플레이어가 없다"며 장난기 머금은 미소를 지었다. 군팀인 상주는 23세 이하 선수가 없어 프로축구연맹이 2013년부터 시작한 '23세 이하 선수 1명 의무출전 규정'도 해당되지 않는다. 그리고 조 감독이 뱉은 한마디에 폭소가 터졌다. "손흥민(토트넘)이 12월에 지원하면 영플레이어상을 받도록 돕겠다."

1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그룹A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그룹A에 진출한 1위 전북의 최강희 감독부터 6위 상주의 조 감독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조 감독은 심심하던 미디어데이를 빛낸 청량제였다. 우승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팀이 결정되는 그룹A는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경쟁의 치열함이 미디어데이에 그대로 표출됐다. 재미 보다는 진지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조 감독은 예외였다. 상주는 창단 후 처음으로 그룹A에 진출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극적인 드라마였다. 이미 기대를 넘는 성과를 달성한 조 감독은 부담이 없었다. 그는 거침없이 말을 쏟아내며 미디어데이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5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온 조 감독은 "1994년 미국월드컵 때 15번 달고 뛰었다. 당시 독일전에서 황선홍 감독과 투톱을 이뤘다. 결정적 기회 때 황 감독님께 패스 안한 게 생각난다. 3승만 더하면 15승을 할 수 있다. 그래서 15번 달았다"고 웃었다. 조 감독은 전북과의 33라운드에서 펼쳤던 무릎 세리머니까지 재연했다.

물론 'K리그 최고의 입담꾼'은 최강희 감독이었다. 좌중을 들었다놨다 했다. 최 감독은 마이크를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하자 "내가 촌에서 와서 서울에 오면 이렇다"며 포문을 열었다. '나는 K리그 감독 중 외모가 상위권이다'는 질문에는 나홀로 '○'를 드는 '뻔뻔함(?)'을 보였다. "내가 선수들한테 외모 따지지 말고 축구 잘하면 예뻐 보인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O를 들었다." 옆에 있던 황선홍 서울 감독은 "맞는 말이다. 최강희 감독님 굉장히 잘 생기셨다"며 웃어 넘겼다. 최강희 감독만 고개를 끄덕였다.

'스플릿 라운드에 진출한 팀 중 데려오고 싶은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선 레오나르도, 로페즈 등 전북 선수들의 이름이 연이어 나열됐다. "언제든 데려가라"며 '쿨'한 반응을 보이던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을 재입대 시키고 싶다"는 조 감독의 말에 급하게 진화에 나섰다. "이동국은 안된다. 애가 다섯이다. 싸이도 아니고 군대를 두번이나 가면 안된다." 장내가 뒤집어졌다.

이날도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은 '목표 달성 시 세리머니'였다. 막내 감독들이 총대를 맸다. "좋은 결과를 얻으면 그때 생각하겠다"는 고참급 감독들을 대신해 '개띠 동갑내기 친구' 노상래 전남 감독과 조성환 제주 감독이 직접 무대에 섰다. 노상래 감독은 "목표를 달성하면 자일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했다. 그는 '미리 보여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수줍게 얼굴에 손을 대서 꽃처럼 만드는 자일 세리머니를 펼쳤다. 조성환 감독은 "작년 연말에 이만수 전 SK 감독이 했던 팬티 세리머니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번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면 상의 탈의를 하고 팬티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했다. 사회자들은 "미리 보여달라고 할 수도 없고"라며 난감한 표정을 지어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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