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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42년-조 1위-9회 연속 월드컵, 이란전에 모든 것 걸렸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10-10 22:15



이란 테헤란 첫 원정은 1974년 아시안컵이었다.

그러나 첫 단추가 엇나갔다. 0대2로 패했다. 42년이 흘렀다. 이란은 여전히 넘지 못한 통한의 고개로 남았다. 5차례 더 원정길에 올랐지만 2무3패에 그쳤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2009년 2월 11일·1대1 무), 2014년 브라질월드컵(2012년 10월 16일·0대1 패)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그리고 2년 전 친선경기(2014년 11월 18일·0대1 패)를 위해 테헤란을 찾았지만 '환희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최근 2연패의 늪에 빠져 있다.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한국은 11일 오후 11시 45분(한국시각)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이란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을 치른다.

이란 축구의 심장인 아자디스타디움은 '원정팀의 무덤'으로 악명이 높다. 1997년 11월 22일 이란-호주전에선 12만8000명의 팬들이 운집할 정도로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올해 개, 보수를 거쳐 7만8116명을 수용하는 스타디움으로 탈바꿈했다.

역시 고지대 적응이 변수다. 아자디스타디움은 해발 1273m에 위치해 있다. 체육과학연구원에 따르면 해발 1000m당 10%의 운동능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아자디스타디움의 경우 운동능력이 약 13% 저하되는 것이다.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은 "테헤란이 고지대이긴 하지만 훈련할 때는 괜찮다. 그러나 아자디스타디움은 더 고지대에 있어서 훈련할 때와는 다르다"라고 경계했다. 손흥민(토트넘)도 조심스러웠다. 그는 "승리를 약속을 할 순 없다. 다만 이번 경기가 중요한 만큼 모든 선수가 긴장감을 느끼고 준비를 하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이란전 승리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줄기를 돌려놓아야 할 이유는 또 있다. A조 1위의 운명도 걸렸다. 한국과 이란은 예상대로 조 수위를 다투고 있다. 나란히 승점 7점(2승1무)을 기록 중이다. 골득실에서 앞선 이란(+3)이 1위, 한국(+2)은 2위다. 3위 우즈베키스탄은 승점 6점(2승1패)으로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다.

승, 무, 패, 길은 세 갈래다. 패하면 악몽의 재연이다. 2위 자리도 흔들린다. 무승부의 경우 나쁘지 않은 결과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은 12개팀이 6개팀씩 A와 B조로 나뉘었다. 각 팀은 홈 앤드 어웨이로 10경기씩을 치른다. 이란은 내년 8월 31일 최종예선 9차전에서 한국을 찾는다. 반격할 기회가 있다.


그래도 최상의 시나리오는 승리다. 슈틸리케호도 갈망하고 있다. 한국이 42년간 계속되고 있는 이란 원정 징크스를 허물면 최종예선에 돌입한 후 처음으로 조 1위를 꿰차게 된다.

'조 1위 탈환=월드컵'이라는 등식도 성립된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문이 더 넓어진다. 아시아에 배정된 러시아월드컵 티켓은 4.5장이다. 각 조 1, 2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3위는 플레이오프와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거친 후 최후의 운명이 결정된다.

슈틸리케호는 이란전 후 다음달 15일 홈에서 우즈베키스탄과 만난다. 최종예선의 반환점이다. 이란과 승점 차를 벌리면 반환점까지도 조 1위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조기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는 길도 열린다.

3회 연속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만나는 이란은 숙적이다. 42년 징크스, 조 1위,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이란전에 모든 것이 걸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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