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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전북)은 활용하기 까다로운 선수다.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던 김신욱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전북이 터뜨린 3골 모두 김신욱에서 출발했다. 전반 19분 김보경의 스루패스를 받아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을 시작으로 25분에는 절묘한 헤딩패스를 연결하며 로페즈의 추가골을 도왔다. 39분 쐐기골도 로페즈가 레오나르도에게 크로스하기 전 김신욱의 머리로부터 볼이 연결됐다. 김신욱은 후반에도 서울 수비를 괴롭혔다. 그의 높이는 역시 위력적이었고, 김신욱의 정확한 패스는 공격 속도를 높였다. 김신욱이 부담된 서울의 스리백은 좀처럼 전진하지 못했다.
사실 김신욱은 2선에서의 연계에 대단히 능한 선수다. 높이를 위한 용도로만 쓰는 것은 그의 능력을 반만 활용하는 것이다. 김신욱이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김호곤 감독이 울산을 이끌던 시절, 하피냐, 이근호 등의 뒤에서 섀도 스트라이커처럼 뛰었다. 전북도 김신욱을 그렇게 쓰기 시작했다. 전방에 전봇대처럼 우두커니 서있는 일은 없었다. 최전방과 2선을 오가며 공격의 '과정'에 관여했다. 최고의 활약을 보이던 김신욱은 후반 38분 머리가 아닌 발로 쐐기골을 터뜨렸다. 마무리도 좋았지만 상대의 뒷공간을 노리는 움직임이 절묘했다. 김신욱은 팬들의 환호 속에 후반 40분 교체아웃됐다.
A대표팀은 지난 중국, 시리아와의 최종예선 1, 2차전에서 원톱 부재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아시아 최고 수준의 피지컬과 결정력을 가진 김신욱은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김신욱이 이날 보여준 활약과 전북의 활용법은 슈틸리케호에 좋은 힌트가 될 수 있다.
전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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