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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의 범상치 않은 행보, 신이 난 장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09-22 21:52



장쑤 쑤닝의 지휘봉을 잡은 최용수 감독이 첫 시즌부터 꽃을 피우고 있다.

범상치 않은 행보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절대 1강' 광저우 헝다의 독주를 저지할 유일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2개월 전이었다. 최 감독의 '장쑤 시대'는 7월 열렸다. 7월 2일 랴오닝 훙윈과의 홈경기를 통해 데뷔전을 치렀다. 첫 술부터 화끈했다. 난타전 끝에 4대3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최 감독도 적응하는 데 시간은 필요했다. 3연패를 기록했다. 부진의 늪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수비라인에 수술이 필요했다. 최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뛰고 있는 홍정호를 영입하면서 터진 둑을 막았다.

FC서울 사령탑 시절 최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은 팀 장악력이었다. 중국에서도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특히 장쑤는 세계적인 외국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브라질 출신의 알렉스 테세이라와 하미레스는 몸값만 수백억원이다. 여기에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콜롬비아 대표팀 출신 로저 마르티네스를 수혈했다.

최 감독의 가장 큰 과제는 외국인 선수들과의 소통이었다. "오히려 순수하다." 최 감독의 평가에서 이들과의 찰떡 궁합을 읽을 수 있다. 최 감독의 지시에는 '토'를 달지 않을 정도로 돈독한 신뢰가 형성됐다. 중국 선수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최 감독의 신분은 어디까지나 외국인이다. 자칫 텃세를 부릴 경우 지도력에 금이 갈 수도 있다. 그는 축구 밖의 이야기와는 타협하지 않았다. '나'가 아닌 '우리'로 과감하게 접근했다. 때론 채찍도 꺼내들면서 철저하게 프로의식을 주입시켰다. 어느덧 '원팀'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도 최 감독에게는 특별한 날개였다.

팀 분위기가 바뀌면서 성적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장쑤는 최근 정규리그에서 4연승을 달리고 있다. 21일 밤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상하이 선화와의 FA컵 4강 2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상하이 선화를 3대2로 꺾었던 장쑤는 2경기 합계 4대2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최 감독은 장쑤와 FA컵 8강전부터 함께했다. 결승행은 그의 공이었다. 장쑤는 난적이자 어떻게든 넘어야 할 광저우 헝다와 결승에서 격돌한다. 최 감독이 첫 해 우승컵을 들어올릴지 벌써부터 관심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전장은 또 있다. 중국 슈퍼리그는 종착역까지 5라운드가 남았다. 장쑤는 현재 광저우 헝다(승점 56)에 이어 2위(승점 50)를 달리고 있다. 승점 차는 6점에 불과하다. 3위 상하이 선화(승점 42)는 선두경쟁 구도에서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정규리그 우승 경쟁은 광저우 헝다와 장쑤의 대결로 압축됐다. 남은 5경기 가운데는 광저우 헝다와의 정면충돌도 있다. 최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마누라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을 보고도 절을 한다고 했다. 장쑤는 최 감독의 영입을 '신의 한수'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 축구를 바라보는 눈도 더 그윽해졌다. 중국 진출 첫해, 최 감독이 어떤 색깔로 아름다운 엔딩무대를 장식할지 주목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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