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쑤 쑤닝의 지휘봉을 잡은 최용수 감독이 첫 시즌부터 꽃을 피우고 있다.
FC서울 사령탑 시절 최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은 팀 장악력이었다. 중국에서도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특히 장쑤는 세계적인 외국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브라질 출신의 알렉스 테세이라와 하미레스는 몸값만 수백억원이다. 여기에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콜롬비아 대표팀 출신 로저 마르티네스를 수혈했다.
최 감독의 가장 큰 과제는 외국인 선수들과의 소통이었다. "오히려 순수하다." 최 감독의 평가에서 이들과의 찰떡 궁합을 읽을 수 있다. 최 감독의 지시에는 '토'를 달지 않을 정도로 돈독한 신뢰가 형성됐다. 중국 선수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최 감독의 신분은 어디까지나 외국인이다. 자칫 텃세를 부릴 경우 지도력에 금이 갈 수도 있다. 그는 축구 밖의 이야기와는 타협하지 않았다. '나'가 아닌 '우리'로 과감하게 접근했다. 때론 채찍도 꺼내들면서 철저하게 프로의식을 주입시켰다. 어느덧 '원팀'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도 최 감독에게는 특별한 날개였다.
최 감독은 장쑤와 FA컵 8강전부터 함께했다. 결승행은 그의 공이었다. 장쑤는 난적이자 어떻게든 넘어야 할 광저우 헝다와 결승에서 격돌한다. 최 감독이 첫 해 우승컵을 들어올릴지 벌써부터 관심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전장은 또 있다. 중국 슈퍼리그는 종착역까지 5라운드가 남았다. 장쑤는 현재 광저우 헝다(승점 56)에 이어 2위(승점 50)를 달리고 있다. 승점 차는 6점에 불과하다. 3위 상하이 선화(승점 42)는 선두경쟁 구도에서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정규리그 우승 경쟁은 광저우 헝다와 장쑤의 대결로 압축됐다. 남은 5경기 가운데는 광저우 헝다와의 정면충돌도 있다. 최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마누라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을 보고도 절을 한다고 했다. 장쑤는 최 감독의 영입을 '신의 한수'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 축구를 바라보는 눈도 더 그윽해졌다. 중국 진출 첫해, 최 감독이 어떤 색깔로 아름다운 엔딩무대를 장식할지 주목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