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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스타 플레이어 출신들이 그렇겠지만 최진철 포항 감독도 자존심이 강하다.
자존심 강한 최 감독은 이 상황이 지금 너무 괴롭다. 그는 "너무 자존심 상하고, 너무 부끄럽다. '이런 축구를 하려고 프로에 왔나', '내 준비가 부족했나' 하는 생각을 수십번씩 한다"고 답답해 했다. 18일 울산전 0대1 패배 후 최 감독은 한잠도 자지 못했다. 경기를 복기한 후 자신의 선택에 대해 자책하고, 또 자책했다. 최 감독은 "내 미스였다. 반드시 이겼어야 하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십분 남짓의 통화 동안 최 감독의 한숨 소리는 수십번 넘게 이어졌다.
올 시즌은 최 감독이 K리그 감독으로 맞는 첫 시즌이다. 그는 어려움을 각오하고 포항의 지휘봉을 잡았다. 고무열 김승대 신진호 조찬호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모두 팀을 떠났다. 그러나 시련은 상상 이상이었다. '에이스' 손준호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시즌 내내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하며 원래 구상했던 베스트11을 한차례도 가동하지 못했다. 최 감독은 스리백 등 다양한 카드로 위기 탈출에 나섰지만, 그 때 뿐이었다. 그를 지지해주는 구단 프런트와 팬들에 대한 미안함만 커졌다. 최 감독은 "성장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아프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미안하다. 무엇보다 일단 내가 구상한 축구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쉽다"고 털어놨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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