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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첫 걸음은 성공적이다.
구 감독의 첫번째 선택은 '공격'이었다. 김 감독 시절 성남은 '지지 않는 축구'를 앞세웠다. 성남은 막강 포백과 강력한 더블볼란치(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한 역습 축구로 재미를 봤다. 하지만 막강 포백의 중심이었던 윤영선의 군입대로 성남의 수비진은 급격히 흔들렸다. 최근 부진의 원인이었다. 구 감독은 역발상에 나섰다. 그는 아예 수비라인을 올리는 과감한 공격축구로 변화를 줬다. 구 감독은 "전술 변화를 주려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기존 포맷에서 수비 라인을 올려 공격을 가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전방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황의조를 2선으로 내려, 자유롭게 플레이하도록 했다. 공격적으로 바뀐 성남은 위력적이었다. 조덕제 수원FC 감독도 "같은 감독으로 평가하긴 난처하지만 예전 성남은 1, 2선이 따로 움직였으나 새로운 성남은 공격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황의조를 2선으로 내릴 수 있었던 이유는 '김 현'의 존재 때문이었다. 구 감독은 경기 전 "김 현이 몸이 좋다. 수원FC 전에서 일을 낼 것"이라며 김 현을 선발 명단에 넣었다. 성남 임대 후 김 현의 첫 선발 출전이었다. 구 감독은 포스트플레이가 좋은 김 현을 최전방에 두고 그 뒤를 움직임이 좋은 황의조가 움직이는 전술을 내세웠다. 구 감독의 예언대로 였다. 김 현은 딱부러지는 활약으로 구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동점골과 역전골을 모두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 전까지 단 한골에 머물러 있던 김 현이었다. 리우올림픽 본선 엔트리 제외 후 성남 임대까지, 추락의 연속이었던 김 현의 축구인생에도 반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구 감독이 만든 변화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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