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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0만 영화팬의 관심이 '부산행'으로 몰렸다면 축구팬의 시선도 '부산행'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9경기에서 6승2무1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늦었지만 빠르게 클래식의 포스를 회복해 가는 중이다. 7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던 지난 7일 부천FC에 막혀(0대1 패)주춤하는 듯 했지만, 11일 대전을 3대0으로 대파하며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연패를 4차례나 했던 이전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부산의 약진으로 챌린지리그의 승격전쟁 구도도 한층 뜨거워졌다. 대구를 제외하고 9경기씩 남겨둔 챌린지 판도가 부산발 돌풍으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승격전쟁 가열, 부산이 중심
12일 현재 1위 안산(승점 57)과 2위 부천(승점 55)이 치열하게 선두경쟁을 하는 가운데 나머지 7개팀이 경합 중이다. 11개 팀당 40경기를 치르는 챌린지에서 1위는 클래식 직행하고 2∼4위가 플레이오프를 거쳐 클래식 11위와의 승강 플레이오프로 승격을 결정한다. 하지만 올해는 변수가 있다. 경찰팀 안산이 내년부터 충남 아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하기 때문이다. 프로축구연맹 이사회에 결정에 따라 자동 승격권이 2위팀에 가고 5위까지 플레이오프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치열한 4, 5위 쟁탈전 중심에 최근 약진한 부산이 있다. 6위(승점 43)인 부산은 지난 주말 5위 대전(승점 44)을 잡은 덕분에 승점 1점차밖에 나지 않는다. 대구(승점 49)까지 사정권에 두고있다. 그렇다고 '윗선'만 바라 볼 처지는 아니다. 바로 밑으로 안양, 서울이랜드(이상 승점 42)가 바짝 추격 중이고 한가위 연휴기간(17일) 만나는 경남(승점 37)도 부산 사냥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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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발 상승세의 비결은?
부산이 최근 뒤늦게 발동이 걸린 것은 어찌보면 예견된 결과다. 지난해 챌린지 강등 이후 재창단 수준으로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부산은 그동안 실험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성적이 따라주지 않았지만 최근 베스트11이 안정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닐손 주니어와 김신영 장현수가 있다는 게 부산 구단의 설명이다. 실험 과정에서 수비형·공격형 미드필더에 아쉬움이 많았던 부산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결론은 2014년 활약했던 닐손 주니어의 재영입과 제주 시절 최영준 감독과 함께 했던 김영신, 수원에서 기대를 모으던 장현수의 임대 영입이었다. 닐손 영입 이후 수비가 크게 안정됐다. 닐손이 출전한 11경기에서 부산의 실점은 5골뿐이었다. 공격력은 김신영과 장현수가 맡았다. 장현수는 5경기 출전에 2골-1도움, 김영신은 10경기 3도움으로 공격력 향상에 힘을 보탰다. '할 수 있다'는 분위기 조성도 큰 원동력이다. 부산 관계자는 "챌린지는 아무래도 클래식보다 경험이 적다 보니 분위기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강원전에서 극적인 역전승(2대1)이 분위기 반등의 도화선이 됐다고 한다. 여기에 구단의 섬세한 관리가 시너지를 일으켰다. 요즘 부산 클럽하우스에는 전에 없던 대형 액자들이 즐비하다. 팬들의 바람과 응원문구를 한데 모은 것과 선수끼리 칭찬 릴레이를 액자로 정갈하게 꾸며 훈훈한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다. 1회성으로 그쳤던 100경기 출전, 월간 MVP 등 이벤트에 선정된 선수들 사진도 기념관처럼 전시해 자긍심을 자극했다. 소통을 위해 구단이 지원하는 선수단 회식도 부쩍 늘었다. 구단측은 "휴식시간에도 따로 훈련을 하는 이원영 최광희 김재현 등 고참 선수들의 솔선수범도 빼놓을 수 없다"고 전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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