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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 또 한 번 상주에 일격을 가했다.
하지만 천적이 있었다. 광주다. 광주는 이날 상주전 전까지 두 차례 상주를 만났다. 모두 이겼다. 5월 5일 상주를 홈으로 불러들여 1대0으로 제압했다. 이후 7월 23일에는 상주 원정을 떠나 4대0으로 완파했다. 거칠 것 없던 상주는 광주만 만나면 유독 작아졌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광주전을 앞두고는 17명의 전역자로 인한 전력공백이 생겼다.
스플릿 분기점을 앞두고 다시 만난 두 팀. 조진호 상주 감독의 각오가 자못 진지했다. 조 감독은 경기 전 "그 동안 광주에 계속 덜미를 잡혔다. 이번에는 꼭 광주를 이기고 싶다"고 다짐했다. 조 감독은 "지난 경기에서 모두 광주에 선제골을 내준 뒤 힘든 경기를 펼쳤다"며 "이번엔 꼭 선제골을 넣어 유리한 경기를 펼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실 광주는 이번 상주전이 더욱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주포 정조국이 경기를 앞두고 발목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리고 브라질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파비오도 지난달 27일 울산전을 마지막으로 광주를 떠나 인도 무대에 입성했다. 갑작스런 주축의 공백으로 힘겨운 상주전이 예고됐다.
막이 올랐다. 예상대로 상주가 거세게 광주를 몰아세웠다. 광주는 경기 초반 상주에 주도권을 내준 채 지키기에 급급했다. 다행히 실점을 내주지 않았지만 언제 골을 먹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광주가 저력을 발휘했다. 전반 41분 신예 공격수 조주영(22)이 문전 왼발 터닝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이후 광주는 상주의 추격을 뿌리치고 값진 승점 3점을 챙겼다. 광주는 상주의 천적으로 등극하며 K리그에 새로운 먹이사슬 구도를 만들었다.
광주=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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