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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역서 리버풀+토트넘 팬 맨유 팬 앞 '기세 등등' 사연은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6-09-11 10:52


런던 유스턴역에서 맨유 팬들이 힘없이 걸어나오고 있다. 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

[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리버풀의 응원가가 울려퍼졌다. 그리고 토트넘팬들도 소리를 높였다. 대다수를 차지했던 맨유 팬들은 침묵만을 지켰다. 리버풀, 토트넘 그리고 맨유가 공존한 이 곳은 경기장이 아니었다. 런던 중심에 있는 유스턴역이었다.

10일 밤 9시(현지시각) 런던 유스턴역 플랫폼에는 기차 한대가 들어왔다.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다. 맨유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그 사이사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이도 있었다. 리버풀의 옷을 입은 이도 몇몇 보였다.

런던 한 복판에서 왜 이런 광경이 벌어졌을까. 유스턴역의 특성 때문이다. 런던에는 역들이 많다. 각 역들의 위치에 따라 행선지도 다르다. 유스턴역은 대개 맨체스터쪽으로 가는 기차들이 출발한다. 맨체스터나 글래스고등이 종착역이다. 물론 이들 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들의 종착역이기도 하다.

맨유 팬들의 특성도 녹아있다. 맨유는 영국에서 전국구 인기 구단이다. 맨유의 홈경기가 있을 때마다 런던에 사는 맨유팬들이 유스턴역을 이용한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런던에 사는 맨유 팬들은 맨시티와의 맨체스터 더비를 보기 위해 유스턴역을 통해 맨체스터로 향했다. 그리고 다시 기차를 타고 돌아왔다.

여기에 토트넘팬들이 가세한 것도 경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스토크시티 원정경기를 펼쳤다. 맨체스터 더비가 끝난 30분 후에 킥오프했다. 경기가 열린 스토크온트렌트는 맨체스터 남쪽에 있다. 이 기차들이 다니는 노선 위다. 토트넘팬들도 기차를 이용해 스토크온트렌트를 다녀오는 길이였다. 다만 원정경기였기에 많은 팬들이 다녀올 수는 없었다. 원정을 간 토트넘팬들은 대부분 버스를 이용했다. 그리고 나머지 수백명 정도만이 기차를 이용했다. 이들이 맨유 팬들과 어울리게 된 것이다.

리버풀 팬들도 마찬가지 이유였다. 런던에 사는 리버풀 팬들은 레스터시티와의 홈경기를 보고 오는 중이었다. 다만 리버풀 팬들은 극소수였다. 리버풀의 경기가 제일 늦게 시작했다. 이 기차에 탄 리버풀팬들은 경기가 끝나기 전에 돌아오거나, 다른 곳에서 TV로 보고 오는 경우였다.

하지만 극소수의 리버풀팬들의 목소리가 제일 컸다. 기차내에서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응원가를 불렀다. 유스턴역에 내려서도 노래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이날 리버풀은 레스터시티를 4대1로 눌렀다. 여기에 맨유가 맨시티에게 1대2로 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리버풀과 맨유는 라이벌이다. 서로를 극도로 싫어한다. 맨유의 패배 소식은 리버풀 팬들에게 기쁜 소식이었다.

토트넘팬들도 질세라 노래를 부르며 세를 과시했다. 토트넘도 스토크시티에 4대0으로 승리했다.

대다수를 차지했던 맨유팬들은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맨체스터 더비에서 지며 힘을 잃었다. 패자는 말이 없는 법이다. 그냥 어깨를 떨군채 터벅터벅 걸어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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