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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토트넘 남은 손흥민, 잔류에 대한 세가지 궁금증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9-01 22:37


토트넘 손흥민(가운데). ⓒAFPBBNews = News1

수많은 추측을 불렀던 '손흥민 이적설'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여름이적시장의 문이 닫히면서 '손샤인' 손흥민(24·토트넘)은 '일단' 토트넘 유니폼을 계속 입게 됐다.이 시점에서 떠오르는 궁금증 세가지. 과연 손흥민은 어떻게 잔류하게 됐고, 주전 가능성은 얼마나 되며, 또 다시 이적할 가능성은 없는걸까. 손흥민의 토트넘 잔류와 함께 떠오른 이 세가지 궁금증에 대해 풀어봤다.

손흥민은 어떻게 잔류하게 됐는가

상황을 처음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손흥민은 독일 복귀를 원했다. 주변 지인들에게도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왜 잔류했나'가 아닌 '어떻게 잔류하게 됐는가'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손흥민은 지난 여름 3000만유로에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4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이었다. 하지만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제 몫을 하지 못했다. 8골-5도움에 그쳤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독일 복귀설이 흘러나왔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거상' 다니엘 레비 회장의 언론플레이 정도로 여겨졌다. 현실적으로도 손흥민의 이적료를 맞춰줄 수 있는 독일 클럽은 없었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다. 볼프스부르크가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볼프스부르크는 함부르크 시절부터 손흥민에 러브콜을 보냈던 팀이었다. 손흥민도 솔깃했다. 험난한 주전경쟁을 앞둔 토트넘 보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볼프스부르크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손흥민은 볼프스부르크 측과 개인협상까지 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적료였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데려올 당시의 이적료를 회수하기를 원했다.

손흥민이 간절했던 볼프스부르크가 결단을 내렸다. 바스 도스트를 스포르팅 리스본으로 보내며 벌어들인 돈까지 투자하기로 했다. 토트넘이 원하는 금액을 맞췄다. 하지만 토트넘의 대답은 '예스'가 아닌 '3800만유로(약 500억원)'였다. 유럽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토트넘 입장에서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손흥민 카드를 선뜻 포기할 수 없었다. 대어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더 큰 이적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국 기업과 맺은 스폰서십 계약도 무시할 수 없었다. 이 기업은 손흥민 이적설을 두고 불쾌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볼프스부르크가 손을 들었다. 결국 손흥민도 팀에 남을 수 밖에 없었다.


손흥민의 주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냉정히 바라보면 백업 멤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지난달 27일 리버풀과의 EPL 3라운드가 바로미터다. 당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손흥민 대신 '신예' 조슈아 오누마를 교체 멤버로 선택했다. 물론 컨디션을 고려한 결정이었겠지만 포체티노 감독의 시즌 구상 속에 손흥민의 입지가 그리 단단하지 않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여기에 토트넘은 이적시장마감을 앞두고 조지-케빈 은쿠두, 무사 시소코 등 2명을 영입했다. 모두 2선 공격수다. 손흥민이 선호하는 자리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은쿠두는 왼쪽 날개, 시소코는 오른쪽 윙과 섀도 스트라이커, 중앙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다. 토트넘은 기존의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에릭 라멜라 등에 은쿠두, 시소코까지 더하며 막강 2선을 구축하게 됐다. 손흥민 입장에서는 지난 시즌보다 더 혹독한 주전경쟁을 치러야 할 판이다. 독일 복귀를 고려한 이유다.

물론 토트넘이 유럽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만큼 기회는 주어질 것이다. 지난 시즌 부진했다고는 하나 손흥민은 유럽챔피언스리그를 경험한 '검증된' 카드다. 클라우스 알로프스 볼프스부르크 단장도 "토트넘이 스포츠적인 이유에서 손흥민 이적을 반대했다"고 전했다. 손흥민 입장에서는 주어진 기회를 확실히 움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올 시즌 전체의 성패를 결정짓는 포인트기도 하다.

이적설은 여기서 끝일까

손흥민의 잔류가 결정된 후 눈에 띄는 독일발 기사가 나왔다. 독일 지역지 볼프스부르거 알게마이네 차이퉁과 일간지 빌트는 '볼프스부르크가 겨울이적시장에서 재차 손흥민 영입에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볼프스부르크는 추가 영입 없이 이적시장을 마감했다. 마련한 실탄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현재 볼프스부르크는 측면 미드필더가 전무한 상황이다. 이적만 결정이 되면 언제든지 손흥민을 주전으로 투입할 수 있는 모든 여건을 마련한 셈이다.

손흥민 역시 계속해서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경우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은 기존의 한국 선수들과 다르다. 오랜 기간 유럽 생활로 유럽식 마인드가 자리해 있다. 인내 보다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 입장에서도 손흥민을 중용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비슷한 제안이 올 경우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선수를 이 정도 금액으로 팔기 쉽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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