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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떼로 온다는데…한국 미지근 '우려가 현실로?'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6-08-30 18:01


2013년 10월 브라질과의 친선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만원 관중을 이룬 모습. 스포츠조선 DB



'우려가 현실이 될라…,'

한국과 중국의 A매치가 임박한 가운데 축구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자칫 중국 '인해전술'에 밀려 '안방'을 내줄 판이다. 마치 원정 같은 분위기 속에서 홈경기를 치러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A대표팀은 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6년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B조 첫 경기 상대로 중국을 만난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첫 발걸음이자 한국 월드컵 성지의 심장 '상암벌'에서 시작하는 무대다. 최종예선 1년간 대장정에 오르는 '슈틸리케호' 태극전사에게 기를 듬뿍 불어넣어야 할 시점이다.

한데 상대가 중국이라 생각지 못한 변수를 만날 가능성이 커졌다. 2030년까지 월드컵 유치 및 아시아 최강 등극을 하겠다며 '축구굴기'로 무장한 중국은 한국과 거리도 가까워 이번 1차전에 '인해전술' 응원전을 펼칠 예정인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이미 1만5000장의 입장권을 중국축구협회가 구입했고, 관광객과 국내 거주 중국인들을 감안하면 3만명 가량이 '중국편'에 입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 않아도 '공한증'을 의식한 중국 축구팬들은 이참에 남의 집 안방에서 한국을 이겨보겠다고 없는 힘도 짜내 응원할 게 뻔하다.

중국의 열기는 그렇다 치고, 우리 한국을 돌아보자. 사실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안방에서 '짜요(중국 응원 구호 힘내라!)'소리에 기가 눌릴 공산이 크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30일 오후 현재 한국-중국전 입장권은 총 4만5000장이 팔렸다. 여기에 중국축구협회가 무더기로 구입한 1만5000장이 포함돼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수용규모는 6만6000여석이다. 현장 판매분을 제외하면 75% 가량 팔려나간 것이다.

이같은 예매 열기는 종전 A매치와 비교할 때 뜨뜻미지근한 수준이라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협회 관계자는 "A매치 상대에 대한 관심도를 등급으로 나누자면 B급 대표팀이 방한할 때 예매율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역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에서 최다 관중 경기는 2013년 10월12일 브라질전(6만5308명)이었다. 당시 브라질전 예매는 큰 화제가 됐다. 인터넷 티켓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접속자 폭주로 인해 협회 예매 홈페이지의 사이트 접속이 마비되는 사태를 겪었다. 경기를 8일이나 앞둔 10월 4일 인터넷 예매분이 조기 매진될 정도였다.

이번 한국-중국전 인터넷 예매는 지난 4일 시작됐다. 결전을 하루 앞두고 있지만 매진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협회는 총 5만5000여명이 입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관중이 최대 3만명이란 관측을 감안하면 사상 최초 홈-원정 관중 역전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1만5000명만 하더라도 원정팀 관중이 이렇게 많은 적은 유례없는 일이다.

응원전에서도 우려가 많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축구 서포터즈인 '룽즈두이(龍之隊)'가 단체복 4000여벌을 맞췄다. 최소 4000명이 조직적인 '짜요' 응원을 리드하는 것이다. 반면 한국의 '붉은악마'는 500명 가량의 전문 서포터스를 동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이 흐르면서 '붉은악마'의 조직력은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리더인 한국 서포터스는 수적 열세에 고군분투해야 할 상황이다.

그렇다고 협회가 관중 동원을 위해 대놓고 나설 수도 없다. 기업이나 단체에서 입장권을 대량 구매한다는 소식도 없다.

한 축구인은 "양국의 축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다른 것을 억지로 맞출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그래도 홈팀의 자존심이 있는데 원정 함성에 밀리는 씁쓸한 장면은 보지 말아야 할텐데…"라며 걱정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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