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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 "최종예선, 쉬운 승부란 없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8-29 18:18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눈빛엔 자신감과 신중함이 공존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중국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첫 경기 대비 공식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주어진 시간은 부족하다. 오늘 훈련에 앞서 선수들에게 '우리가 훈련할 시간은 3일 뿐이지만, 경기 당일엔 상대에게 3개월 간 발을 맞춘 팀처럼 보여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재석(26·감바 오사카) 김민혁(24·사간 도스)은 지난해 동아시안컵 뒤 오랜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대부분 오랜기간 호흡을 맞춘 선수들"이라며 전력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중국은 한국전에 올인한 모습이다. 국내 리그 일정을 중단한 뒤 선수들을 조기에 소집해 훈련을 진행했고, 전세기를 이용해 결전지 한국에 입성했다. 최근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유럽-남미의 정상급 선수들을 데려온 중국 슈퍼리그와 아시아 무대에서의 높아진 위상 등이 이번 한국전에 어떻게 발휘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몇 차례 중국에 다녀와보니 각 팀들의 외국인 선수에 대한 투자가 대폭 늘어난 상황"이라며 "비싼 이적료를 주고 외국인 선수들을 데려왔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중국 축구와 선수들의 발전으로 연결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는 만큼 투자가 장기적으로 이뤄진다면 머잖아 위협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 무대서 활약 중인 대표팀 선수들을 두고는 "정보교환이 우선일 것 같다. 내가 밖에서 지켜본 것과 실제로 한 팀에서 뛴 선수들이 받은 느낌은 다를 수도 있다. 그 점을 파악해야 한다"고 짚었다. 중국전을 둔 낙관론에 대해선 "월드컵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에 쉬운 팀은 없다. 모든 팀들이 월드컵을 바라보며 뛰고 있다"며 "중국은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끌어 올렸다. 절대로 쉬운 경기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중국전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황희찬(20·잘츠부르크) 권창훈(22·수원 삼성) 등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맹활약한 '영건'들이 주목 받고 있지만, 소속팀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 등 일부 유럽파들의 활약 여부엔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리우올림픽에서 주가를 끌어올린 석현준(25·트라브존스포르) 제외 역시 우려를 사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황희찬 권창훈은 온두라스전 패배 뒤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해 심적 괴로움이 컸을 것"이라며 "새 마음가짐으로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 간 내가 경험한 바로는 우리 선수들은 매번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컵에 물이 반이나 찼다'는 생각이 있는 반면, 일부에선 '컵이 반 밖에 차 있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이나 분데스리가서 30분씩 뛰는 선수와 K리그서 90분씩 뛰는 선수를 두고 누구를 대표팀에 선발할 것이냐는 논쟁은 매번 이어져 온 것이다. 나는 그런 논란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또 "일부에선 지동원이 '21경기 무득점'이라는 자극적인 내용을 부각시키는데, 경기 수가 아닌 몇 분을 뛰었는지 알아야 한다"며 "지동원이 21경기서 출전한 시간을 합하면 실질적으론 10경기에도 미치지 못한다. 경기 수에 초점을 맞추는 건 불합리 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논란은 한없이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라운드에서 90분 동안 최선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석현준의 부재에 대해선 "경기 당일에 활용할 수 있는 선수는 선발 11명, 교체 3명 뿐"이라며 "이번에 소집한 20명으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석현준이 없어도 손흥민(24·토트넘) 구자철(26·아우크스부르크) 지동원 황희찬이 얼마든지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다만 중국전을 마친 뒤 변수가 발생한다면 예비명단에 포함된 7명에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암=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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