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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46)의 리우올림픽은 끝이 났다.
리우올림픽은 또 다른 반전이었다. 2회 연속 올림픽 8강 진출을 이끈 그는 A대표팀 사령탑 후보군으로 당당히 발돋움했다.
현장 지도자의 꿈은 역시 A대표팀 사령탑이다. 현재는 외국인 감독 시대지만 2018년 러시아월드컵 후에는 국내 감독으로 다시 방향을 틀 수도 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2004년 9월 슈틸리케 감독을 선임한 후 "개인적으로 이번 계약이 국가대표 감독으로는 마지막 외국인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국내파 감독의 성장은 시대적인 요구였다. 현 시점에서 지도자 대권은 40대가 키를 쥐고 있다. 잠룡군에서는 황선홍 서울 감독(48)과 최용수 장쑤 쑤닝 감독(45)이 투톱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신 감독이 가세한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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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적으로도 '꾀'가 넘쳤다. 4-3-3 시스템과 4-2-3-1 시스템을 넘나든 그는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선 4-1-4-1 시스템을 시도했다. 상대의 2선을 제압하기 위해 권창훈(수원)과 문창진(포항)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동시에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권창훈의 경우 '프리롤'에 가까웠다. 중앙이든, 측면이든 공간이 생기는 곳이면 어김없이 돌격했다. 그 결과, 경기력에선 온두라스를 압도했다. 비록 상대의 역습 한 방에 무너졌지만 뛰어난 상황 대처 능력을 발휘했다.
신 감독은 "이 팀을 맡아서 1년 6개월 끌고가면서 처음에는 '꼴짜기 세대', '희망없다', '티켓도 힘들다' 등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스스로 보여주려는 노력이 컸다. 그런 힘든 얘기들을 들으면서 이겨냈다. 마지막 방점을 못 찍어 아쉽지만 준비했던 것을 완벽하게 보여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리고 "후회없는 경기를 했다. 올림픽팀은 해산하고 이제 대표팀에 복귀해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해 월드컵 예선을 준비할 것이다. 4강에는 못 갔지만 많이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현재 커가는 선수들도 기죽지 말고 잘해줬으면 좋겠다. 한국 축구에 많은 응원을 바란다"고 희망 섞인 당부를 남겼다.
지도자 신태용의 재발견, 리우올림픽을 통한 또 하나의 수확이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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