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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감독시대 EPL 7룔 감독들, 삼국지 인물 대입해보니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6-08-13 08:01


ⓒAFPBBNews = News1

[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바야흐로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춘추 감독 시대'다. 세계 최고 수준 명장 7명이 한 무대에서 격돌한다. 7명의 영웅들이 왕좌를 놓고 펼치는 올 시즌은 흡사 동양 고전 영웅들의 격돌 스토리였던 삼국지를 닮았다. 이들 7명의 감독들을 삼국지의 인물들과 비교해봤다. 다만, 웃음기를 다분히 입힌 분석이다. 그러니 너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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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 조제 무리뉴=조조

조제 무리뉴 맨유 감독은 '제왕'의 모든 조건을 다 갖췄다. 맨유라는 명문팀의 수장이다. 여기에 세계 축구의 호걸들을 대거 모았다. '제왕'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데려왔다. 세계 최다액 이적료로 폴 포그바도 영입했다.

자신감도 넘친다. 무리뉴 감독은 자신을 '스페셜원'이라고 했다. 맨유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모든 대회 우승을 원한다"고 했다. 자신감의 원천은 그동안의 성적이다. 무리뉴 감독은 잉글랜드에서만 EPL 3차례, FA컵 1차례, 리그컵 3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포르투와 인터밀란에서는 유럽챔피언스리그(UCL) 2회 우승도 일궈냈다. 어디를 가든 '무리뉴 왕국'을 세워올렸다.

카리스마도 대단하다. 우승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선수들은 대거 쳐내기도 한다.

삼국지에서 가장 강한 세력을 만든 조조와 일맥상통한다. 조조 역시 자신감과 카리스마 그리고 권력을 향한 욕구로 똘똘 뭉쳤다.

여기에 하나 더. 조조는 위나라를 가장 강하게 키웠다. 하지만 결국 삼국 통일을 이루지 못했다. 무리뉴 감독 역시 첼시로 리그를 제패했지만 UCL 우승은 일구지 못했다.

'풍요 맨시티 부임' 펩 과르디올라=손권


삼국지에서 오나라는 풍요로운 땅이다. 물자와 인재가 넘친다. 손견과 손책이 나라의 기틀을 잡았다. 손견의 아들이자 손책의 동생 손권이 맡아 나라를 더욱 부강하게 했다.

맨시티는 풍요롭다. '석유 재벌' 셰이크 만수르 덕분에 물자가 넘친다. 오랜 시간 인재를 모았다. 로베르토 만치니가 기틀을 마련했다. 마누엘 페예그리니가 탄탄하게 했다. 이제 3대인 펩 과르디올라가 '풍요로운 팀'을 물려받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바르셀로나에서 성공적인 현역 선수 생활을 했다. 지도자 생활도 화려했다.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면서 국내리그 6번, 컵대회 4번, UCL 2번 우승을 차지했다. 명문팀에서 고이 길러낸 명지도자다. 명문가의 자제로 태어나 제왕 수업을 착실하게 받은 뒤 풍요로운 나라를 일궈낸 손권과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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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세력 하지만 매번 실패' 아르센 벵거=원소

아르센 벵거 감독은 1996년 EPL에 온 뒤 명가를 세워올렸다. 부임 첫 해 아스널을 3위로 이끌었다. 1997~1998시즌 우승을 일궈냈다. 2003~2004시즌까지 리그 우승 3차례를 차지했다. 맨유를 능가할 수 있는 명문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때부터 시작이었다. 이후 리그 우승이 없다. 매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였지만 결국 실패를 거듭했다. 우승의 향방을 결정할 결전에서 약했다. 시즌 막판 무너지곤 했다. 그나마 4위권 밖으로는 나가지 않았다. 그리고 FA컵 그리고 리그컵에서 우승하면서 명백을 유지할 뿐이었다. 유망주 일변도의 선수 영입 정책, 또 주전 선수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장기 레이스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삼국지의 원소 역시 자신의 세력을 확실히 유지했다. 조조가 두려워했으며 조조를 능가하는 세력을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인재 등용에 실패하며 망국의 빌미를 제공했다. 여기에 조조와의 관도대전에서 지면서 패망했다.

언제나 우승후보이면서도 결전에서 실패하며 우승을 놓친 벵거 감독. 과연 올해도 원소처럼 될까. 아니면 제왕이 될 수 있을까.

'인자한 리더십' 클라우디오 라니에리=유비

유비의 세력은 보잘 것 없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은 의형제이지만 무명이었던 관우와 장비 그리고 인품이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탁현 누상촌에서 촉한의 황제 자리까지 올랐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레스터시티 감독도 이와 비슷하다. 라니에리 감독은 지난 시즌 레스터시티를 맡았다. 중소팀이었다. 라니에리 감독은 인자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름없던 제이미 바디, 리야드 마레즈 등을 환골탈태시켰다. 선수들이 힘들어할 때마다 믿음을 주고, 용기를 북돋워주었다. 그 결과는 리그 우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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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렬 하지만 뒷심부족'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여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맹렬하다. 맡는 팀마다 공격적으로 나선다. 강력한 전방 압박과 빠른 역습을 중시한다. 맹장 중에 맹장이다.

그만큼 약점도 확실하다. 인내심이다. 경기 중에서도 교체 타이밍을 못잡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교체로 승점을 놓치곤 한다. 뒷심도 부족하다. 지난 시즌에도 리그 후반부에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졌다. 우승경쟁을 펼치다가 2위권으로, 그리고 결국 3위로 시즌을 마치고 말았다.

여포가 이와 비슷하다. 여포는 맹렬하다. 최고의 장수였다. 그러나 성격이 급하고 뒷심이 부족하다. 결국 제왕의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다.

'화려한 전술 뒤 전략적 아쉬움' 위르겐 클롭=제갈량

리버풀은 위르겐 클롭을 데려오기 위해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았다. 2010년, 2012년 제의했지만 거절당했다. 2015년 10월 다시 한 번 제의했다. 그 결실을 봤다.

클롭 감독은 전술가다. 도르트문트 시절'게겐 프레싱'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위협했다. 리버풀에도 게겐 프레싱을 도입했다. 흔들리던 리버풀은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리그 8위, 리그컵 준우승을 차지했다.

흡사 삼고초려 끝에 유비에게 간 제갈량과 같다. 제갈량은 각종 전략과 전술로 천하삼분지계를 완성했다.

하지만 전술적 승리에는 능했지만 전략적 우위를 점하는데는 실패했다. 클롭 감독의 EPL 첫 시즌도 마찬가지다. 전술적으로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전체적인 판을 바꾸는데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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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가' 안토니오 콩테=방통 혹은 사마의

안토니오 콩테 첼시 감독은 클롭 감독 못지 않은 전술가다. 자신의 팀 그리고 상대에 맞는 전술을 들고 나온다. 유로 2016에서도 이탈리아를 이끌고 좋은 성적을 냈다. 최적의 전술을 들고나온 결과였다. 이 때문에 첼시도 콩테 감독 영입에 힘썼다. 맨시티, 레스터시티, 아스널, 토트넘 등에 밀린 첼시를 다시 끌어올리려는 의도에서였다.

방통이나 사마의 모두 삼국지 중반에 등장한다. 전술에 있어서는 제갈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방통은 제갈량과 함께 유비의 군사로 활약했다. 하지만 뜻을 이루기 전에 낙봉파에서 전사했다. 사마의는 제갈량에게 매번 당했다. 그러나 제갈량 사후 빛을 발했다. 위나라를 무너뜨리는 진나라의 초석을 세웠다. 콩테 감독은 방통이 될지 사마의가 될지는 올 시즌 결과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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