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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피지의 조별리그 1차전은 두 팀 감독의 '그라운드 재회'도 관심이다.
'굴러온' 감독과 '박힌' 코치의 관계는 순탄치 않았다. 특히 코치인 신 감독의 입장에선 '악연'이었다. 신 감독은 피지와의 결전을 하루 앞둔 4일(이하 한국시각) 파리나 감독과의 '구원'을 소개했다. 그는 "내가 호주에 있을 때 감독이었다. 선수로 갔을 때는 감독이 아니었지만 감독이 바뀌면서 만나게 됐다. 6개월 정도 같이 생활했다"고 했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오해가 있었다. 활달한 성격의 신 감독은 파리나 감독과 '궁합'이 맞지 않았다. "파리나가 감독으로 왔을 때 '새로운 축구를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언어가 통하지 않아 이방인 취급을 받았다. 처음에는 백인우월주의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말이 통하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먼저 있던 감독은 나에게 공격 파트를 모두 맡겼었다. 감독이 날 인정을 안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했다. 파리나 감독과는 6개월 이후 10년간 보지 못했다." '묵은 감정'이었다.
신 감독은 이어 감독이 된 입장에선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신 감독은 "밥 먹고 올라가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 오랜만이라고 했더니 그 사람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날 봤다고 하더라. 피지는 아침에 훈련하고 우리는 4시에 훈련해 그 이후에는 마주칠 일이 없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엇갈리는 기억과 추억 속에 기자회견장에는 묘한 미소가 흘렀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감독과 감독으로 만났다. 적으로 맞닥뜨려야 한다. 한국과 피지는 5일 오전 8시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격돌한다.
사우바도르(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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