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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D-10]신태용호 이라크와 첫 단추,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07-25 18:29


24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Bourbon Atibaia(버본 아치바이아)리조트호텔 훈련장에서 열린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이라크전 연습경기에서 권창훈(오른쪽)이 이라크 수비에 막혀 헤딩 기회를 놓치고 있다. 상파울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신태용호가 25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현지에서 첫 평가전을 치렀다. 상대는 이라크였다. 그러나 첫 발걸음은 가볍지 못했다. 눈물이었다. 올림픽대표팀은 이날 버본 아티바이아 호텔 훈련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비공개 평가전에서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신태용 감독은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제외하고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했다. 전반에는 4-2-3-1 카드를 내세웠다. 원톱에 석현준(25·포르투)이 포진한 가운데 2선에는 류승우(23·레버쿠젠) 문창진(23·포항) 권창훈(22·수원)이 위치했다.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이찬동(23·광주)과 박용우(23·서울)가 호흡을 맞췄다. 좌우 풀백에는 심상민(23·이랜드)과 이슬찬(23·전남), 중앙수비에는 정승현(22·울산)과 최규백(22·전북), 골문은 구성윤(22·곤사도레 삿포로)이 지켰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막차를 탄 석현준이 아우들과 처음으로 발을 맞췄다. 그러나 시기상조였다. 조직력이 여물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15분 상대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라크에게 골을 헌납했다. 반전은 없었다. 답답한 흐름이 이어진 가운데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설상가상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석현준과 이찬동이 쓰러졌다. 석현준은 왼쪽 늑골, 이찬동은 오른 발목 부상으로 교체됐다.


24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Bourbon Atibaia(버본 아치바이아)리조트호텔 훈련장에서 열린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이라크전 연습경기에서 권창훈이 드리블 도중 발에 걸려 넘어져 고통을 호소하는 석현준에게 다가서고 있다. 상파울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둘은 26일 현지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을 계획이다.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만에 하나 부상이 심각할 경우 엔트리 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다. 예비엔트리에는 황의조(24·성남)와 이광혁(21·포항) 등이 대기하고 있다. 또 대회 규정상 조별리그 1차전 하루전인 8월 4일까지는 전체 35명 엔트리 중에서 대체 발탁이 가능해 선택의 폭은 넓다.

신 감독은 전반 석현준과 이찬동 대신 김민태(23·베갈타 센다이)와 이창민(22·제주)을 수혈했다. 후반에는 박동진(22·광주)이 가세했다. 후반 경기력은 전반보다 향상됐다. 하지만 골문을 여는 데는 실패했다.

결과는 결과다. 득도 있었지만 실이 더 컸다. 이라크는 18명의 최종엔트리와 4명의 예비엔트리를 풀가동했다. 이라크의 내부 경쟁이 한국에 독이됐다. 비신사적인 플레이로 인해 경기내내 크고 작은 충돌이 이어졌다. 신 감독은 "점수에 신경 쓰지 말고 부상을 조심하라고 했는데 부상자가 2명이나 생겨 상당히 우려된다"며 "상대측에서 배려가 없었다. 엔트리가 18명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스럽다. 부상으로 체력이나 경기력이 떨어질까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그리고 "30시간 비행기를 탔고 도착 다음날부터 강하게 훈련하다 보니 시차 적응이 힘들어 몸이 무거웠다. 전반전에는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후반에 좋은 경기를 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원톱 석현준은 '미완'이었다.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신 감독은 투톱 가동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도 밝혔다. 공수에 걸친 전반적인 조직력과 약속된 플레이도 보완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결전까지는 이제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 올림픽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멕시코, 독일, 피지와 함께 C조에 포진해 있다. 8월 5일과 8일 사우바도르에서 피지, 독일과 각각 1, 2차전을 치른 후 11일 브라질리아에서 멕시코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갖는다.

신태용호는 30일 상파울루에서 스웨덴과 마지막 리허설을 치른 후 31일 사우바도르로 이동한다. 와일드카드인 장현수(25·광저우 부리)는 25일, 손흥민(24·토트넘)는 8월 1일 신태용호에 합류한다.

물론 평가전은 평가전에 불과하다. 신태용호는 여전히 완전체가 아니다. 올림픽 메달의 꿈이 영글고 있다고 믿고 있다. 내부 분위기 또한 밝다. 신 감독은 "스웨덴과의 평가전도 있지만, 피지전부터가 중요하다. 그때까지 로드맵을 충실히 이행하며 팀을 만들어가겠다. 생각한 대로 꾸준히 전력을 끌어올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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