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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막차를 탄 석현준이 아우들과 처음으로 발을 맞췄다. 그러나 시기상조였다. 조직력이 여물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15분 상대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라크에게 골을 헌납했다. 반전은 없었다. 답답한 흐름이 이어진 가운데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설상가상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석현준과 이찬동이 쓰러졌다. 석현준은 왼쪽 늑골, 이찬동은 오른 발목 부상으로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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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결과다. 득도 있었지만 실이 더 컸다. 이라크는 18명의 최종엔트리와 4명의 예비엔트리를 풀가동했다. 이라크의 내부 경쟁이 한국에 독이됐다. 비신사적인 플레이로 인해 경기내내 크고 작은 충돌이 이어졌다. 신 감독은 "점수에 신경 쓰지 말고 부상을 조심하라고 했는데 부상자가 2명이나 생겨 상당히 우려된다"며 "상대측에서 배려가 없었다. 엔트리가 18명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스럽다. 부상으로 체력이나 경기력이 떨어질까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그리고 "30시간 비행기를 탔고 도착 다음날부터 강하게 훈련하다 보니 시차 적응이 힘들어 몸이 무거웠다. 전반전에는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후반에 좋은 경기를 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원톱 석현준은 '미완'이었다.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신 감독은 투톱 가동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도 밝혔다. 공수에 걸친 전반적인 조직력과 약속된 플레이도 보완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결전까지는 이제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 올림픽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멕시코, 독일, 피지와 함께 C조에 포진해 있다. 8월 5일과 8일 사우바도르에서 피지, 독일과 각각 1, 2차전을 치른 후 11일 브라질리아에서 멕시코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갖는다.
신태용호는 30일 상파울루에서 스웨덴과 마지막 리허설을 치른 후 31일 사우바도르로 이동한다. 와일드카드인 장현수(25·광저우 부리)는 25일, 손흥민(24·토트넘)는 8월 1일 신태용호에 합류한다.
물론 평가전은 평가전에 불과하다. 신태용호는 여전히 완전체가 아니다. 올림픽 메달의 꿈이 영글고 있다고 믿고 있다. 내부 분위기 또한 밝다. 신 감독은 "스웨덴과의 평가전도 있지만, 피지전부터가 중요하다. 그때까지 로드맵을 충실히 이행하며 팀을 만들어가겠다. 생각한 대로 꾸준히 전력을 끌어올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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