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퇴장' 수원, 집념으로 끊어낸 'FA컵 성남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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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맞대결. 양팀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마주침이기도 했다. 수원과 성남은 17일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에서도 맞대결을 벌인다. 같은 상대와 컵 대회, 리그 2연전을 펼쳐야 하는 얄궂은 운명.
서정원 수원 감독(46)이 제대로 벼르고 있었다. 서 감독은 "오히려 성남과 2연전을 해서 다행이다. FA컵을 안 치른 팀과 했다면 우리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갚아야 할 것이 있다. 지난 FA컵 결승 패배도 있고 올 시즌 개막전에서도 다소 억울하게 패했다. 기필코 이기고 싶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5년간 한이 서린 수원이 '살'이라도 날린 것일까. 전반 20분 성남의 에이스 티아고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고 결국 교체 아웃됐다. 이어 전반 22분에는 고차원이 문전 혼전상황에서 침착히 왼발로 공을 차 넣으며 1-0 리드를 쥐었다. 하지만 '살풀이'의 대가도 있었다. 전반 종료 직전 구자룡이 장학영의 돌파를 몸으로 무리하게 저지했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성남과의 악연을 끊을 것만 같던 후반 종반. 수원이 땅을 쳤다. 후반 38분 오른쪽 측면에서 넘어온 피투의 코너킥이 그대로 수원 골망에 꽂혔다. 이윽고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성남이 슈팅 소나기를 퍼부었다. 연장 전반 10분 아크 오른쪽에서 피투가 왼발로, 13분에는 정선호가 문전에서 오른발로 수원 골문을 노렸지만 골키퍼 양형모의 손에 걸렸다. 연장 후반에도 승패를 가르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접어들었다. 수원벌이 들썩였다. 성남의 2번, 5번 키커로 나섰던 임채민과 정선호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끝까지 가는 혈투. 수원이 드디어 한을 풀었다.
수원=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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