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면에서 졌어요. 정말 할 수 있는게 없더라고요."
결과는 만들어냈지만 내용은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최 감독이 강조하는 빠른 템포의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포백이 더 어울렸다. 최 감독은 A매치 휴식기 동안 가평 전지훈련에서 포백 전술을 가다듬었다. 조수철, 무랄랴 등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자리잡으며 최 감독이 시즌 초 구상한 4-2-3-1, 4-3-3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하지만 최 감독의 구상은 전북전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스리백에서 그토록 단단했던 포항의 수비는 포백 전환과 함께 모래성이 됐다. 포항은 전북의 변화무쌍한 공격력 앞에 완전히 무너졌다. 최 감독은 "경기 중 스리백으로 바꾸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구도는 포백이었다. 좌우에서 뚫리니까 정말 정신이 없었다. 준비 했던 것을 하나도 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성공 열쇠는 윙백이 쥐고 있다. 김광석 김원일 김준수 배슬기 등이 포진한 포항의 중앙은 나쁘지 않다. 전북전에서 측면이 흔들리자 중앙도 함께 무너졌을 뿐이다. 이날 좌우 윙백으로 포진한 박선주와 강상우는 수비보다 공격에 강점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특히 강상우 같은 경우에는 올 시즌 윙어에서 윙백으로 변신했다. 박선주-강상우 듀오는 오버래핑은 위협적이지만 일대일 수비와 위치선정이 썩 좋지 못하다. 스리백에서는 이를 커버할 수 있는 중앙 수비 숫자가 3명이나 돼 약점이 도드라지지는 않았지만 포백에서는 아픈 속살이 드러났다. 최 감독은 박선용을 다시 윙백으로 돌리거나, 알리 아바스 등 새로운 자원들을 훈련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새로운 대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