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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분석]'긱스와 이별' 맨유, 퍼거슨 시대 '일단' 종지부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6-07-03 09:01


ⓒAFPBBNews = News1

[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라이언 긱스가 맨유를 떠났다. 맨유의 퍼거슨 시대는 '일단' 막을 내렸다.

긱스는 2일 "이제 새로운 도전과 새로운 인생의 장을 펼칠 때"라며 맨유를 떠날 뜻을 밝혔다. 이것으로 1987년 이후 29년간 이어져온 긱스와 맨유의 관계는 종지부를 찍었다.

퍼거슨 시대의 종료이기도 하다. 긱스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페르소나(감독의 의도에 맞는 이상적인 배우의 모습이자 감독의 분신을 뜻하는 말, 감독을 대체하는 선수를 가리키기도 함)'였다. 긱스는 14세 생일이었던 1987년 11월 29일 맨유 유소년팀에 입단했다. 퍼거슨 감독은 직접 긱스의 집에 찾아가는 성의를 보였다. 17세 생일이었던 1990년 11월 29일 긱스는 프로 계약서를 받았다. 2일 후 사인을 했다.

그로부터 2014년까지 긱스는 25년, 24번의 시즌을 맨유맨으로 뛰었다. '더 클래스 오브 92' 멤버들 가운데서 가장 오랫동안 맨유에 남았다. '더 클래스 오브 92'는 1992년 전후로 맨유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한 6명의 유스 출신 선수들을 뜻한다. 긱스를 포함해, 데이비드 베컴, 니키 버트, 개리 네빌, 필립 네빌, 폴 스콜스가 멤버들이다. 퍼거슨 감독이 만든 작품들이다. 퍼거슨 감독은 이들을 통해 자신의 축구를 전세계에 알렸다.

하지만 긱스를 제외한 나머지 5인은 결국 맨유를 떠났다. 베컴은 2003년 레알 마드리드로 갔다. 1년 뒤 버트가 뉴캐슬로 떠났다. 2005년에는 필립 네빌이 에버턴으로 갔다. 긱스와 스콜스, 개리 네빌은 끝까지 맨유에 남았고 맨유에서 은퇴했다.

은퇴 후 이 셋의 행보도 엇갈렸다. 개리 네빌은 2011년 맨유에서 선수 은퇴 후 잉글랜드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됐다. 2013~2014시즌 맨유의 코치가 됐다. 하지만 그 시즌이 끝나고 팀을 떠나 발렌시아로 갔다. 스콜스는 2013년 은퇴했다. 이후 11개월을 쉬었다. 2014년 4월 잠시 코치로 합류했다. 역시 시즌 후 맨유를 떠났다.

긱스만이 퍼거슨 감독의 뜻을 계속 이어갔다. 긱스는 2013년 여름 퍼거슨 감독의 은퇴 후 플레잉 코치가 됐다. 퍼거슨 감독의 후임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을 보좌했다. 모예스 감독이 2014년 4월 경질됐다. 긱스는 '임시 감독'으로 남은 시즌을 이끌었다. 퍼거슨 감독의 대리인이었다.

2014~2015시즌을 앞두고 루이스 판 할 감독이 맨유에 부임했다. 긱스는 수석코치가 됐다. 퍼거슨 감독은 긱스를 통해 팀내 영향력을 유지했다. 긱스가 팀을 실제적으로 지휘했다. 물론 퍼거슨 감독의 강력한 조언을 따랐다. 퍼거슨 감독은 자신의 후계자로 긱스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판 할 감독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긱스를 감독으로 세우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2015~2016시즌 맨유의 성적은 참단했다. 맨유 수뇌부는 판 할 감독을 경질하기로 했다. 그리고 조제 무리뉴 감독을 차기 감독으로 생각했다.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퍼거슨 감독은 무리뉴 감독의 부임을 반대했다고 한다. 그만큼 긱스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럼에도 결국 수뇌부의 선택은 무리뉴 감독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팀 장악에 나섰다. 긱스가 골치였다. 수석 코치를 제외한 그 어떤 자리라도 주겠다고 제의했다. 사실상 나가라는 메시지였다. 결국 긱스는 무리뉴 감독의 제안을 거절했다. 결별을 택했다.

그러나 맨유 내 퍼거슨 시대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긱스의 존재 때문이다. 긱스는 일단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머지 않아 지도자 경력을 다시 이어갈 것이다. 무리뉴 감독이 흔들릴 때 첫번째 대체자는 언제나 긱스가 될 것이다.

물론 전제 조건은 있다. 긱스의 홀로서기가 성공해야 한다. 타지에서 지도자로서 성공한다면 맨유는 다시 그를 불러들일 수 있다. 그때가 바로 퍼거슨 시대의 재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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