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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에 공이 2개?'
문제의 상황은 후반 23분 양 팀이 1-1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을 때 발생했다.
포항 수비수가 수원의 침투 패스를 막아 오른쪽 골라인으로 걷어냈다. 경기가 벌어진 포항스틸야드는 관중석과 그라운드 간격이 좁은 축구전용경기장인 까닭에 걷어낸 공은 관중석으로 날아갔다.
곧바로 볼보이가 여유분 진행공을 투입하면서 수원 신세계의 스로인이 속개됐다. 한데 신세계의 스로인을 이상호가 받아 산토스에게 곧바로 패스하는 사이 관중석에서 던져 준 공이 그라운드로 굴러들어왔다.
산토스의 패스를 받은 염기훈은 문전을 돌파하며 골키퍼까지 따돌리는 패스로 조동건의 추가골을 만들어줬다.
문제는 포항 입장에서 다소 억울한 골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포항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공이 2개 투입된 상황을 보고 적극적으로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 일부는 심판이 휘슬을 불 것으로 생각했던지 걷거나 서있었다. 그 사이 끝까지 플레이를 전개한 수원이 골을 성공시켰다.
흔히 그라운드에 플레이용 공이 아닌 다른 공이 투입되면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킨 뒤 그라운드를 정리한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주심은 그런 상황을 보고도 중단시키지 않았다.
심판진에 문의한 결과 '공과 공이 부딪히거나 경기 진행에 방해가 되는 상황이 아니면 그대로 진행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지난 수원과 수원FC의 경기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는 부연 설명도 있었다.
이날 포항-수원전의 경우 공과 공이 부딪히지 않았지만 경기 진행에 방해가 되는지에 대한 판단은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골로 인해 1-2로 역전을 맞았던 포항은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로 간신히 한숨을 돌렸지만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 찜찜할 수밖에 없었다.
포항 최진철 감독은 "뭐라 말하기 조심스럽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다른 공이 들어왔기 때문에 휘슬이 울릴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휘슬 울릴 때까지 플레이는 계속 유지했어야 했는데 그런 면에서 집중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포항=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