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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의 복안, 윤빛가람과 원톱의 해법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05-24 19:47



스페인(6월 1일·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체코(6월 5일·체코 프라하)와의 유럽 원정 2연전을 준비하고 있는 해외파 7인의 훈련은 24일 빗속에도 계속됐다.

반가운 '손님'도 찾아왔다. 아우들이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의 훈련에 가세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4개국 올림픽 국가대표 축구대회'에 출전하는 신태용호의 황희찬(20·잘츠부르크) 류승우(23·빌레펠트) 박정빈(22·호브로) 박인혁(21·프랑크푸르트) 최경록(21·장트파울리) 등이 기성용(27·스완지시티) 손흥민(24·토트넘) 등 7인의 A대표와 함께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유럽파 올림픽대표도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유럽 원정 2연전 명단 발표와 함께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머릿속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원정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은 더 단촐해졌다. 23명이 아닌 20명만 원정길에 오른다. 슈틸리케 감독의 배려가 담겼다. 그는 "대표팀 감독을 20개월 하면서 23명 체제로 팀을 꾸린 적이 많았다. 하지만 23명 체제에선 항상 4~5명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특히 3번째 골키퍼는 출전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골키퍼 2명과 필드플레이어 18명 등 20명으로 선수단을 꾸렸다"며 "대표팀을 이끌고 가는 첫 유럽 원정이다. 장시간 비행의 스트레스가 있다. 하지만 유럽까지 갔다가 1분의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스페인과 29위 체코의 벽은 분명 높다. 하지만 내부 분위기는 다르다. "이길 생각이 없다면 굳이 원정을 갈 필요가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승리'만을 떠올리고 있다. 또 두 경기에서 20명을 모두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그럼 전술적으로는 과연 어떤 카드를 준비할까.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4-2-3-1, 4-1-4-1 시스템을 사용했다. 4-1-4-1의 경우 상대가 약체일때 공격 숫자를 늘리기 위해 꺼낸 전략이었다. 스페인과 체코전의 경우 기본 시스템인 4-2-3-1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관심은 윤빛가람(26·옌벤 푸더)의 활용 방안이다. 윤빛가람은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처음으로 A대표팀에 승선했다. 대표팀 합류는 2012년 9월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윤빛가람은 영리한 경기 운영과 폭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패싱력,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구자철(27·아우스크스부르크)의 대체 자원으로 윤빛가람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포진, 공격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기대치도 높다. 슈틸리케 감독은 "제주 시절부터 지켜봐 왔다. 옌벤 경기도 두 차례 봤다. 윤빛가람의 실력과 축구 센스라면 구자철의 부상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빛가람은 지난 연말 제주에서 옌벤으로 이적했다.

원톱에는 이정협(25·울산)이 제외된 가운데 황의조(24·성남)와 석현준(25·FC포르투)이 부름을 받았다. 둘은 스페인과 체코전에서 번갈아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드필더로 발탁된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은 측면은 물론 원톱에도 설 수 있어 또 다른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기성용이 중심을 잡고, 손흥민과 이재성(25·전북)은 측면 공격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된다.

슈틸리케 감독의 '승리 전선'에는 새 인물의 실험도 가미된다. 승패를 떠나 유럽 원정 2연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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