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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한-일전 스타트, 16강은 성에 차지 않는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05-17 18:39


FC서울과 상주 상무의 K리그 클래식 경기가 20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서울 데얀이 다카하기의 슛을 방향만 살짝 틀어 골로 성공시킨 후 다카하기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3.20/

FC서울이 '클럽 한-일전'으로 16강 토너먼트의 문을 연다.

상대는 일본 J리그의 자랑 우라와 레즈다. 서울은 18일 오후 7시30분 일본 사이타마스타디움에서 우라와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을 치른다.

우라와는 J리그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화려한 구단'이다. 지난 시즌 평균 관중이 무려 3만8745명이다. 평균 관중 순위 2위 FC도쿄(2만8784명)보다 약 1만명이 더 많을 정도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비상식적인 거친 응원으로도 악명이 높다. 전범기, 인종차별, 침 뱉기 등으로 숱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서울은 F조 1위(4승1무1패), 우라와는 H조 2위(2승3무1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서울이 ACL에서 우라와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느 팀이든 우라와와의 원정경기는 전쟁이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지혜가 필요하다. 흥분하면 진다. 원정 텃세를 넘기 위해선 상대의 과격한 몸부림에도 이성을 잃지 않는 전략이 수반돼야 한다.

창과 방패의 대결도 관심거리다. 창은 서울이다. 서울은 ACL 조별리그에서 참가팀 중 가장 많은 17골(5실점)을 터트렸다.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의 골폭풍은 상대도 이미 간파하고 있다. 특히 아드리아노는 ACL에서 10골을 기록, 득점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반면 우라와는 수비 조직력이 끈끈하다. 조별리그에서 6득점에 그쳐 체면을 구겼지만, 실점은 단 4골에 불과할 정도로 탄탄하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원정 승리다. 25일 안방에서 열리는 우라와와의 2차전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무승부도 나쁘지 않다. 다만 원정 다득점이 적용되는 만큼 골을 넣고 비겨야 더 여유가 생긴다.

두 사령탑은 상대를 치켜세우면서도 자신감은 숨기지 않았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1, 2차전을 통해 8강 진출을 가리는 만큼 90분이 아닌 180분으로 전략적인 접근을 하겠다고 했다. 그는 "우라와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기대된다. 이름값 있는 선수들도 많다"며 "16강전부터는 팀간의 실력차가 없다. 결국 실수와 집중력에서 승부가 갈린다. 16강전은 180분 경기다. 조별리그와는 다른 더 끈끈한 집중력을 가져가야 한다. 결과를 가져오는 전략으로 반드시 8강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르비아 출신인 미하일로 페트로비치 우라와 감독도 "서울은 매우 수준 높은 팀이며, 공격적인 축구를 한다"고 평가하면서도 "16강에서 서울과 싸우는 것은 마이너스가 아니다. 오히려 긍정적인 상대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서울과 상대해 기쁘다. 스펙타클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의 우라와전 '킬러 콘텐츠'는 중원의 핵 다카하기다. 그는 2003년 산프레체 히로시마에서 16세 8개월 3일이라는 당시 J2리그 최연소 출전 기록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해 서울에 둥지를 튼 다카하기는 J리그 통산 297 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누구보다 우라와를 잘 알고 있고, 풍부한 경험도 갖고 있다. 최 감독이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 감독은 "조별리그 1위는 더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다. 끝난 것은 끝났다"고 했다. 원점에서 재출발이다. 서울은 K리그 사상 최초로 4년 연속 ACL 16강에 오른 한국 프로축구의 얼굴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ACL 정상 등극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2013년 준우승, 2014년 4강에 이어 지난해에는 16강에서 눈물을 흘렸다.

올해 16강 진출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갈증해소를 위해서는 J리그의 심장 우라와를 무조건 넘어야 한다. 결전의 날이 밝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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