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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기 마련이다.
11일 열린 FA컵 32강전은 새로워진 전남의 첫 무대였다. 홈구장으로 강원FC를 불러들여 4대0 완승을 거뒀다. 강원은 비록 챌린지(2부 리그) 소속이지만 6승2패(승점 18)를 기록하며, 1위 안산 무궁화와 승점은 같고 득점에서 1골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다. 더구나 최근 '6연승'을 기록한 챌린지의 맹주다. 그런 강원을 상대로 4골이나 넣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전남의 투지와 정신력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대목.
FA컵을 통해 뒤숭숭했던 팀 분위기를 추스른 전남. 진정한 반전의 성공 여부는 K리그 클래식이다. 9라운드까지 4승2무3패(승점 14)로 4위를 달리고 있는 '신흥 강자' 제주FC를 만난다. 제주는 '닥공'의 선두주자 서울FC와 함께 클래식 12개팀 중 가장 많은 득점(18골)을 올린 막강 화력의 팀이다. 지난 9라운드 수원FC전에서는 무려 5골을 몰아넣었다. 제주의 공격진에 전남은 철통 수비로 맞선다. 4실점으로 역전패(3대4) 했던 8라운드 상주전을 제외하면 그간 전남의 실점은 많지 않았다. 9라운드 인천전도 무실점으로 뒷문을 꽁꽁 틀어막았다. 여기에 FA컵에서 폭발한 득점력이 이어지면 제주와도 해볼 만하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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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K리그 클래식에서도 첫 승을 올려야 할 때다. 4무5패(승점 4)로 아직까지 클래식 유일의 무승팀이다. 지난해에는 9번째 도전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올해는 더 늦어졌다. 15일 상주 상무를 상대로 10번째 도전에 나선다. 상주가 깜짝 활약으로 클래식 중위권을 지키고 있지만, 11일 FA컵에서는 단국대에 덜미를 잡히며 굴욕적인 탈락을 맛봤다. 인천에겐 호재다. 하지만 상주의 안방에서 치러진다는 점이 인천에겐 부담이다. 상주는 이번 시즌 홈경기에 유독 강하다. 2승2무로 무패행진 중이다.
인천이 상주를 제물 삼아 무승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클래식 12개 팀이 차례로 맞붙는 11번의 매치업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 더는 늦장 부릴 시간이 없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