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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 연속골' 손흥민, 무엇이 달라졌나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5-09 18:26


ⓒAFPBBNews = News1

시즌 막판 '손샤인' 손흥민(24·토트넘)의 발끝이 뜨겁다.

손흥민은 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사우스햄턴과의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에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16분 하프라인에서 돌파를 시도한 손흥민은 라멜라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까지 침투했다. 골키퍼를 넘어 골문 쪽으로 파고 들어간 손흥민은 수비수 2명을 추가로 제친 후 왼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폭발력과 침착함이 모두 돋보인 골이었다. 손흥민은 3일 첼시전 이어 2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리그 경기에서 2경기 연속골을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그 4호골이자 시즌 8호골.

첼시전 전까지 지독한 침묵에 빠져있던 손흥민이었다. 55년만의 리그 우승을 넘볼 정도로 잘 나가던 팀 위상과는 정반대였다. 선발 출전 기회는 거의 없었고 교체로 나서도 10분을 뛰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초신성' 델리 알리가 징계로 시즌을 마감한 후 기회를 잡았다. 첼시전, 지난해 12월 왓포드전 이후 4개월만에 리그 골을 성공시키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모든 대회로 범위를 넓히면 3월 도르트문트와의 유로파리그에서 골을 터트린 후 47일만에 나온 득점포였다. 손흥민은 또 다시 선발 출전한 사우스햄턴전까지 득점에 성공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이쯤되면 완벽 부활이다.

달라진 손흥민을 느낄 수 있는 키워드는 '적극성'이다. 특히 공격에서 더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했다. 손흥민은 EPL 입성 후 수비에 많은 공을 들였다. 활동범위를 기록한 히트맵을 보면 공격지역 만큼이나 수비지역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팀 전술 부분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겠지만, 공격수에게 필요한 것은 한방이다.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2200만파운드(약 366억원)라는 거액을 투자한 이유는 수비가담이 아닌 결정적 순간의 득점이었다. 최근 손흥민은 이 요구에 적극 부합하고 있다. 수비 보다 공격에 더 전념하는 모습이다. 사우스햄턴전에서도 내려서기 보다는 앞선에서 돌파와 슈팅 찬스 만들기에 주력했다. 그 결과가 2경기 연속골이다.

사우스햄턴전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과거 손흥민이라면 라멜라에 패스를 주고 뒷공간을 커버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앞쪽으로 과감한 침투를 하며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를 잡았다.

그렇다고 수비를 소홀히 한 것도 아니다. 손흥민은 부지런한 전방 압박으로 뒷선 수비진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토트넘은 첼시전과 사우스햄턴전 모두 손흥민이 교체 아웃된 직후 실점을 했다. 두 경기에서 손흥민의 움직임을 본 사람이라면 이 실점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우스햄턴전 후 영국 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 평점 7.4점을 줬다. 팀내 2번째로 높은 평점이었다. 첼시전에서도 7.5점으로 팀내 2위에 올랐던 손흥민은 두경기 연속 7점 이상의 고평점 행진을 이어갔다.

적극성으로 무장한 손흥민은 분명 진화했다. 안팎의 평가, 그리고 골이 이를 증명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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