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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은 유난히 더 뜨거울 것 같다. 상상 속 열기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016년 리우올림픽 개막이 어느덧 100일밖에 남지 않았다.
신화의 끈을 이어가야 할 무대가 리우올림픽이다. 부담은 지울 수 없다. 그래도 리우올림픽을 지휘하는 신태용 감독은 웃는다. D-100을 맞은 그는 26일 "런던올림픽만큼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고 약속했다.
리우올림픽은 8월 6일(이하 한국시각) 개막되지만 올림픽 남자 축구는 이틀 전인 8월 4일 첫 발을 뗀다. 브라질 전체가 축제를 만끽하기 위해 리우데자네이루 이외 도시에서 분산 개최된다. 리우데자네이루를 비롯해 브라질리아, 상파울루, 벨루오리존치, 마나우스, 사우바도르 등 6개 도시 7개 경기장에서 올림픽이 펼쳐진다. 남자 축구의 경우 16개국이 출전, 4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후 각 조 1, 2위가 8강에 올라 토너먼트의 혈전을 펼친다. 대망의 결승전은 8월 21일 벌어진다. 멕시코, 피지, 독일과 함께 C조에 포진한 신태용호는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그러나 잘 쓰면 약이지만, 못 쓰면 독이다. 대한민국 축구는 런던 대회 전까지 와일드카드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부상으로 교체되기도 했고, 기존 선수들과의 융화에도 문제가 있었다. 와일드카드에게 향하는 기대가 중압감으로 작용해 대사를 그르치기도 했다.
런던 대회는 또 달랐다.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23세 이하 선수들이 끈끈하게 중심을 잡았다. 와일드카드는 전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홍명보 감독도 일찌감치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박주영(서울)을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이미 시험가동했다. 하지만 병역 문제가 불거지면서 박주영의 와일드카드 발탁이 도마에 올랐다. 홍 감독은 "주영이가 군대 안 간다고 하면 내가 대신 가겠다"며 논란을 잠재웠다. 박주영은 동메달이 걸린 일본과의 3-4위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에 2대0 승리를 선물했다. 골키퍼 정성룡(가와사키)과 오른쪽 풀백 김창수(전북)도 튀지 않았다. 주축인 23세 이하 선수들과 한 목소리를 내며 자연스럽게 팀에 녹아들었다.
신 감독은 3장의 와일드카드 중 1장은 낙점했다. 대한민국 축구의 간판 손흥민(토트넘)이 한 자리를 차지했다. 남은 2자리는 수비수들로 채운다는 것이 신 감독의 시나리오다. 현재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와 장현수(광저우 부리)가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신 감독은 이날 "어느 정도의 윤곽을 발표할 생각이었지만 귀국 후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독일,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말레이시아에 출장을 가 의견을 나누지 못했다. 현 상황에서 밝히긴 어렵다. 5~6명을 체크 중이다. 수비 쪽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그동안 와일드카드는 병역 문제와 직결됐다. 하지만 신 감독은 또 다르다. 일례로 홍정호와 장현수의 경우 병역에서 자유로운 상황이다. 그는 "런던 대회를 통해 좋은 선수들이 대부분 면제를 받았다. 면제를 받은 선수들이라고 해도 팀의 일원이 되어 좋은 팀을 만들도록 돕는 게 맞다고 본다. 나머지 선수들을 위해 희생할 수 있도록 내가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와일드카드는 사실상 발표만 남은 듯 하다. 어떻게 활용할지는 신 감독의 과제다. 다만 와일드카드의 경우 기량도 기량이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신태용호의 문화에 쉽게 젖어들어야 한다. 팀워크를 해치는 선수는 결국 독이다. 15명의 23세 이하 선수들과 3명의 와일드카드가 나무보단 숲을 볼 때 비로소 런던 신화의 재연을 노래할 수 있다.
스포츠 2팀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