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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신욱 이탈, 2선의 힘은 부족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4-24 16:44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클래식 3연패를 향해 달리던 전북 현대가 첫 암초를 만났다.

'완산벌 폭격기' 김신욱(28)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의욕이 독이 됐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김)신욱이가 사타구니 안쪽에 통증을 계속 참고 훈련을 해왔다더라. 평소 훈련 중 너무 무리하는 것 같아 만류했는데 결국 탈이 났다. 당분간은 무조건 쉬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북 구단 관계자는 "지난 20일 도쿄전을 앞두고도 통증이 어느 정도 있었는데 좀 더 심해진 상황"이라며 "정밀 검사를 해봐야 정확한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김신욱의 이탈은 닥공(닥치고 공격)의 약화를 의미한다. 당초 최 감독은 이동국(38)과 김신욱을 전면에 내세운 공격으로 리그 3연패의 해답을 찾고자 했다. 투톱에서 출전시간 배분으로 해답을 찾고자 했으나 김신욱이 이탈하면서 부담감은 고스란히 이동국에게 가중됐다. 클래식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병행하며 가동 중인 전북의 로테이션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최 감독은 24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가진 상주 상무와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7라운드에서 이종호(24) 고무열(26) 한교원(26) 등 2선 공격수들을 전면에 세웠다.

한교원이 해결사로 나섰다. 한교원은 경기시작 2분 만에 상대 수비수 두 명을 앞에 두고 아크 왼쪽에서 지체없이 오른발슛으로 상대 골망을 갈랐다. 전반 45분에는 루이스가 센터서클 왼쪽에서 전방으로 길게 찔러준 패스를 문전 왼쪽에서 지체없이 오른발 발리슛으로 마무리 하면서 추가골까지 성공시켰다. 앞선 3경기서 단 한 차례 선발 출전에 그쳤던 한교원은 믿음에 100% 보답하면서 최 감독의 시름을 덜게 했다.

그러나 나머지 선수들이 문제였다. 원톱 역할을 맡은 이종호는 무색무취 했다. 상대 수비수들과 신경전은 곧잘 벌였지만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다. 고무열 역시 특유의 인사이드 돌파로 활로를 개척하려 했으나 마무리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상주는 리드를 잡았음에도 치고 나아가지 못하는 전북의 발걸음을 계속 뒤쫓았다. 전반 21분 황일수, 후반 17분 박기동의 동점골로 환호성을 올렸다. 최 감독은 고무열과 이종호 대신 레오나르도, 이동국을 잇달아 투입하면서 반전을 노렸지만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전북은 상주와 2대2로 비겼다. 전북은 상주전 무승부로 클래식 7경기 연속 무패(3승4무·승점 13) 기록은 지켰다. 그러나 선두 FC서울(승점 18)과의 승점차가 벌어지면서 전반기를 선두로 마치려던 계획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상주는 올 시즌 홈 무패 기록을 4경기(2승 2무)로 늘리며 만만치 않은 상대임을 과시했다.

최 감독은 2선 공격수들의 활약에 대해선 "움직임이 나쁘진 않았다"면서도 "이종호에게 후반 초반 의외의 찬스가 있었다. 결정을 지어줬더라면 본인 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자신감이 상승했을텐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곱씹었다. 그는 "이종호나 로페즈 등 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던 선수들이 전북에서는 주전과 백업을 오가는 상황이 힘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스스로 견뎌내거나 그 이상의 힘으로 넘어서야 하는 문제"라면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분위기를 이어가며 계속 준비하고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중, 주말을 오가는 지옥의 일정 막바지에 다다른 전북이 김신욱 공백으로 빚어진 악재를 어떻게 이겨낼까. 전북이 리그 3연패 대업의 첫 시험대에 올랐다.


상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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