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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 무릎부상' 포항, 위기 속 기회 노린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4-11 18:50



포항에 비상이 걸렸다.

'에이스' 손준호의 부상이 생갭다 심각해 보인다. 손준호는 1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전에서 전반 3분만에 무릎에 고통을 호소하며 교체아웃됐다. 손준호는 심동운의 땅볼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하려다 권순태 골키퍼와 충돌했다. 포항은 손준호의 공백을 실감하며 시종 끌려다니다 종료 직전 터진 심동운의 동점골로 가까스로 1대1로 비겼다. 경기 후 병원을 찾은 손준호는 오른 무릎 내측 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12일 서울로 올라와 정밀 검사를 받을 예정이지만 당분간 출전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이했다. 손준호는 주축 자원들이 대거 이탈한 포항의 유일한 믿을맨이었다. 빅클럽들의 러브콜 속에도 포항은 손준호를 지켰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최진철 감독은 손준호를 축으로 팀을 재편했다. 손준호의 출전 여부에 따라 경기력이 널뛰었다. 신진호가 서울로 이적하며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줄 수 있는 선수는 손준호가 유일했다. 그런 손준호의 부상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와 K리그 클래식을 병행하는 포항에 적신호가 켜졌다.

분명 위기다. 포항은 가뜩이나 중원이 엷다. 문창진 심동운 강상우 정원진 등이 포진한 2선 자원은 풍부하지만 중앙 미드필더는 인원 자체가 많지 않다. 남아 있는 전문 중앙 미드필더는 황지수가 유일하다. 그나마도 황지수는 체력 문제로 모든 경기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궁여지책으로 중앙에서 뛰었던 박준희 이재원은 원포지션이 각각 윙백과 중앙수비다. 모두 전개력과 포지셔닝에서 문제를 보이고 있다. 야심차게 영입한 조수철은 5월말까지 부상으로 출전이 어렵다. 미드필드에서 패싱게임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포항이기에 중앙 미드필더 부재는 치명적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도 될 수 있다. 포항의 화수분 축구는 위기에서 비롯됐다. 포항 유스의 걸작들인 김승대(옌벤)과 이명주(알 아인)도 위기속에서 기회를 얻은 케이스다. 이명주는 2012년 황진성의 부상을 틈타 데뷔전을 치렀다. 김승대도 2013년 신진호의 임대로 변화를 꾀하던 황선홍 전 감독의 레이더망에 들었다. 두 선수는 모두 기회를 놓치지 않고 K리그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해 해외진출에도 성공했다. 이번에도 기대를 걸 선수들이 있다. 유스 출신 김동현이 첫 손에 꼽힌다. ACL과 클래식에 이미 첫 선을 보인 김동현은 최 감독의 호평을 받았다. 어린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과 포항 유스 출신 특유의 패싱력을 지녔다. 부상 중인 오창현과 1997년생 이래준도 포항 화수분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는 선수들이다. 과연 손준호의 부상은 포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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