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ACL 원정, 이원화, 패배' 공통점 많았던 포항-전북, 결국 승점도 나눠가졌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4-10 17:14



1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만난 포항과 전북. 경기 전 양 팀의 상황은 비슷했다.

포항은 5일, 전북은 6일 원정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치렀다. 포항은 호주에서 시드니FC와, 전북은 베트남에서 빈즈엉과 맞붙었다. 호주는 이동거리, 베트남은 무더위로 악명이 높다. 두 팀 모두 이원화를 해법으로 삼았다. 포항은 아예 주축 선수들을 포항에 남겨뒀다. 신예들로만 호주 원정을 떠났다. 1.5군도 아닌 2군에 가까웠다.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전북은 예상대로 더블스쿼드 카드를 꺼냈다. 쉽지 않은 원정길, 이원화의 선택에 이어 패배라는 원치 않았던 결과까지 같았다. 포항은 0대1로 패했고, 전북은 2대3으로 무릎을 꿇었다. 두 팀 모두 남은 ACL 일정이 꼬였다. 자칫하면 리그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뼈아픈 패배였다.

경기 전 만난 두 '최씨' 감독은 리그에서 반전을 노렸다. 필승 의지를 다졌다. 최진철 포항 감독은 "우리는 물러설 곳이 없다. 전북을 잡는다면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도 "FC도쿄와의 ACL 5차전 전까지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 연패를 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예상대로 양 팀은 주중 아껴놨던 카드를 모두 꺼냈다. 포항은 라자르, 손준호 황지수 신화용 김광석 등 베스트11을 출격시켰다. 문창진만이 전날 몸살 여파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대신 이재원이 나섰다. 전북도 장윤호 김창수 권순태 최규백을 제외하고 빈즈엉전과 비교해 7명을 바꿨다. 이동국 고무열, 로페즈 등이 나섰다. 부상에서 돌아온 김보경이 처음으로 K리그 무대를 밟았다.

경기는 두번의 변수로 요동쳤다. 전반 3분만에 '포항의 에이스' 손준호가 실려나갔다. 슈팅 도중 권순태 골키퍼와 충돌하며 부상했다. 손준호는 곧바로 들것에 실려나갔고, 강상우와 교체아웃 됐다. 손준호의 경기운영에 기대를 걸었던 포항은 이렇다할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최진철 감독은 "준호가 부상 전까지 움직임이 괜찮았다. 계속 뛰었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며 아쉬워했다. 전북은 김보경 이재성, 두 플레이메이커와 23세 이하 장윤호가 맹활약을 펼치며 모처럼 짜임새 있는 공격을 보였다. 후반 13분 최재수와 김신욱의 투입으로 변화를 꾀한 전북은 곧바로 선제골을 넣었다. 13분 최재수의 크로스를 이재성이 헤딩으로 연결했고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이동국이 발리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전북은 포항을 압도했다. 후반 41분 두번째 변수가 나왔다. 전북의 수비수 김창수가 정원진에게 백태클을 하며 레드카드를 받았다. 김창수는 빈즈엉전에 이어 두경기 연속 퇴장이었다. 최강희 감독은 "베테랑이기에 아쉬운 퇴장"이라고 했다. 포항은 막판 파상공세를 펼쳤다. 결국 포항의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44분 김동현의 패스를 받은 심동운이 멋진 터닝슛으로 전북의 골망을 갈랐다. 양 팀은 막판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지만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1대1로 마무리됐다.

똑같은 승점 1점이었지만 온도차는 있었다. 최진철 감독은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승점 1점이라도 얻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하지만 손준호의 부상이 뼈아팠다. 최강희 감독은 덤덤했지만 아쉬운 눈치였다. 그는 "어차피 리그는 장기레이스다. 무승부는 아쉽지만 다음 홈경기에서 승리하면 된다"고 했다. 장윤호의 맹활약으로 23세 이하 딜레마를 푼 것은 좋았지만 김창수의 퇴장으로 선수단 운용에 차질이 온 것은 전북 입장에서 아쉬운 점이었다.


포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