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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4차전은 우울했다. K리그의 '빅4'가 이례적으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K리그에선 전북이 2승1무로 무패를 달리고 있고, 서울은 2승1패, 수원과 포항은 나란히 1승1무1패를 기록 중이다. 이제 막 발걸음을 뗐지만 K리그 순위 경쟁도 본격적으로 점화될 시점이다. ACL과 K리그를 병행하는 '빅4'가 과연 탈출구를 마련할까.
전북을 초대하는 포항
전북과 포항 모두 K리그에 대비, ACL에서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동국 이재성 고무열 최철순 등을 아꼈다. 최진철 포항 감독은 더 큰 폭의 변화를 줬다. 손준호 신화용 문창진 황지수 라자르 등 주축 선수들을 호주 원정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두 사령탑의 머리 속에는 '모 아니면 도', 정면충돌 뿐이다. 전북은 중원에 숨통이 트인다. 지난달 1일 장쑤 쑤닝(중국)과의 ACL 2차전에서 부상한 김보경이 돌아온다. 줄곧 해외에서 생활한 그는 포항전에서 K리그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팀의 활력소가 될 수 있는 카드다.
반면 포항은 K리그와 ACL에서 연패의 늪에 빠졌다. 전북전이 분수령이다. 기회이자 위기다. 서울과 함께 '절대 2강'으로 꼽히는 전북을 무너뜨릴 경우 단번에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다. 그러나 패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13일에는 수원 삼성과의 원정경기도 기다리고 있어 연패의 터널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원정길에 오르는 서울과 수원
서울은 10일 오후 2시 광양전용구장에서 전남, 수원은 이날 오후 4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어느 팀이든 원정길은 부담이다. 그러나 그 벽을 넘지 않고서는 목표를 이룰 수 없다. 특히 서울과 수원을 상대해야 할 전남과 제주는 물러설 곳이 없다. 2무1패인 전남은 올 시즌 1승도 거두지 못했고, 제주는 1승 후 2패를 기록 중이다. 두 팀은 서울과 수원전에서 반전을 꿈꾸고 있다.
서울은 올 시즌 K리그에서 첫 연승을 기록했다. 전북과의 개막전에서 0대1로 패했지만 이후 상주 상무와 인천을 4대0, 3대1로 대파했다. 서울의 상승세가 계속될지 주목된다. 변신도 예상된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그동안 베스트 11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전남전부터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해 새로운 길을 모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수원은 ACL에서 3무1패지만, K리그에서는 지난 주말 1무1패 뒤 첫 승을 신고했다. 연승에 도전하는 수원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권창훈이다. 플레이는 지난해보다 더 성숙해졌다. 상대 뒷공간을 요리하는 움직임에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ACL에 미등록된 이정수 조동건 등도 복귀한다. 수원은 "이제부터는 결과"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