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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이 한국과 쿠웨이트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최종전을 한국의 몰수승(3대0)으로 결정했다.
한국이 몰수승을 거둔 것은 1948년 축구대표팀 출범 이후 68년 만의 최초다. 슈틸리케호의 역대 최다 무실점 기록도 자동으로 1경기가 추가됐다. 지난달 27일 태국과의 평가전 승리(1대0)로 작성된 8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기록은 9경기로 늘어났다. 또 역대 최다에 이름을 올린 9경기 연속 무실점도 10경기가 됐다. 경기를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 추가되는 기록이라 의미는 약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최다 기록을 경신하는 셈이다. 물론 출전 선수도, 득점 선수도 없는 3대0 무실점 승리다.
한국 축구사에 몰수승은 처음이지만, 몰수패와 몰수무는 있었다. 몰수패는 1960년 4월 30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로마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대만전이었다. 심판의 계속되는 편파 판정에 흥분하던 한국 선수들은 0-1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페널티킥까지 선언당하자 급기야 심판을 폭행하고 말았다. 경기는 중단됐고, FIFA는 며칠 뒤 한국의 몰수패를 선언했다.
몰수무는 1987년 6월 10일 경남 마산공설운동장에서 벌어진 대통령배 국제축구대회 한국과 이집트의 경기였다. 0-0으로 진행되던 전반 29분 '6월 항쟁'에 나선 학생, 시민들이 경기장 주변에서 경찰과 대치했고, 이내 최루탄이 터졌다.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 연기가 축구장 안으로 들어오면서, 양팀 선수들은 물론 심판, 관중들까지 눈과 코를 막은 채 피신했다. 결국 대회본부는 경기 중단과 함께 몰수 경기를 선언하고, 0대0 무승부로 처리했다. 경기장내 관중의 난동이 아닌 경기장 밖 인파의 시위와 최루탄 발사로 몰수경기가 선언된 것은 국제 축구사에도 유일무이한 사례로 전해진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