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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재개, 잔인한 4월이 기다린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3-30 01:01


서울월드컵경기장/ K리그 클래식/ FC서울 vs 전북현대모터스/ 서울 김동우, 전북 김기희, 서울 아드리아노, 전북 이호/ 헤딩경합/ 사진 이완복

이제 쉼표는 없다.

2주간의 A매치 휴식기를 보낸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이 4월 2일부터 재개된다. 3월 팀당 2경기씩 치른 클래식은 4월부터 본격적인 시즌에 돌입한다. 팀별로 최소 6경기 이상을 소화해야 한다.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지난 시즌 우승팀 전북과 최하위팀 대전의 운명은 이미 4월에 결정됐다. 전북은 4월부터 1위에 올라 마지막까지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대전은 4월부터 이어진 꼴찌의 운명을 탈출하지 못했다. 누군가에게는 달콤하고, 누군가에게는 잔인한 4월이 될 수 있다.

ACL 4龍, 지옥의 스케줄 앞두고 희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병행하는 팀들 앞에는 죽음의 8연전이 놓여있다. 전북, 서울, 수원, 포항은 매주 2경기씩 치러야 하는 강행군을 펼쳐야 한다. 휴식시간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아 원정길이 두렵다. 선수층이 두터운 전북과 서울은 미소를, 그렇지 않은 수원과 포항은 울상을 짓고 있다.

아직까지 '우승후보'의 위용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전북은 빡빡한 스케줄이 오히려 반갑다. 더블스쿼드의 위력을 보일 수 있는 기회다. 4월 동안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서 감각을 올리고, 조직력을 올리겠다는 게 최강희 감독의 복안이다. 서울은 ACL을 폭격하며 여유를 얻었다. 서울은 ACL F조에서 3연승을 달리고 있다. 14득점-2실점의 완벽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4월 5일 산둥 루넝과의 4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사실상 16강을 확정짓는다. 남은 2경기에서 로테이션을 통해 클래식 경기에 대비할 수 있는 여력을 얻게 됐다. 슬로스타터의 오명을 씻은 만큼 초반 클래식에서 치고나갈 동력을 얻었다.

수원은 답답하다. ACL과 클래식, 5경기에서 아직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ACL G조에서 최하위에 처져있다. 클래식에서도 10위에 머물러 있다. 수원은 아직 ACL을 포기하지 않았다. 일단 호주 원정을 갖다온 만큼 남은 3경기에서 승부수를 띄울 생각이다. 하지만 약해진 최전방과 골키퍼가 고민이다. 포항 역시 고민이 크다. 포항은 홈에서 열린 ACL H조 3차전에서 시드니에 일격을 당했다. 승리했더라면 ACL 대신 클래식에 집중할 수 있었다. 분수령은 4월 5일 시드니 원정이다. 호주 원정은 후유증으로 악명이 높다. 이를 넘어야 한다. 다행히 클래식에서는 초반 선두를 달리는 등 순항 중이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

첫 2경기를 통해 성남, 광주, 상주, 수원FC가 웃었다. 전남, 울산, 인천은 기대 밖이었다. 매주 경기가 펼쳐지는 4월은 이들의 진짜 실력을 볼 수 있는 무대다.


1승1무로 2위에 오른 성남은 탄탄한 수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격력이 약하다. A대표팀에서도 득점에 실패한 황의조가 부활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초반에 언제나 강했던 상주는 4월 최대한 많은 승점을 벌어둬야 한다. 경기력과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호평을 받고 있는 광주와 수원FC는 4월이 롱런의 시험무대다. 두 팀 모두 베스트11은 좋지만 백업 자원이 약하다는 평이다. 광주는 3골로 득점선두에 올라있는 정조국에, 수원FC는 부상에서 돌아올 '특급 외인' 오군지미, 가빌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남은 수원과의 2라운드에서 극적인 무승부(2대2)를 연출하며 분위기가 올라왔다. 4월에 기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울산은 여전히 무색무취다. 겨우내 이정협 서정진 서명원 이기제 등 알짜들을 더했지만 아직 조직력이 완벽하지 않았다. A매치 휴식기에서 얼마나 준비했는지가 4월의 관건이 될 수 있다. 2연패로 최하위에 빠진 인천 역시 4월 반등하지 못한다면 부진이 길어질 수 있다.

진정한 경쟁은 지금부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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