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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전]'아우'가 '형님' 복수했다, 신태용호 2대0 쾌승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6-03-25 21:52



'아우'가 '형님'들의 복수에 성공했다

신태용호는 25일 이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알제리올림픽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전반에 터진 권창훈과 문창진의 연속골에 힘입어 2대0으로 쾌승을 거뒀다.

복수가 이뤄졌다. 한국은 2014년 6월 알제리와의 브라질월드컵에서 2대4로 패한 바 있다. 아우들이 형님들의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시켰다.

이날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한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네 명의 새 얼굴을 투입했다 원톱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속인 박인혁을 출전시켰다. 박인혁은 소속팀 차출 불가로 지난 1월 23세 이하 챔피언십 겸 2016년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위한 국내와 아랍에미리트(UAE)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박인혁은 지난해 11월 중국 4개국 친선대회 이후 올림픽대표팀에 처음 소집됐다.

2선에는 정원진(포항), 중앙에는 이찬동(광주)을 투입했다. 또 포백 수비라인에는 연세대 출신의 센터백 김민재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전반에는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가 잘 연출됐다. 공격축구였다. 백패스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찬동의 안정된 공수 조율 속에 리틀 태극전사들은 빠르고 정확한 전방 패스로 계속해서 알제리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선제골은 그야말로 전광석화였다. 상대 수비진이 채 정비가 되지 않은 틈을 노렸다. 전반 5분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가 최전방으로 연결한 롱패스를 상대 수비라인을 깬 권창훈이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조직력은 나쁘지 않았다. 상대의 빠른 스피드에 밀리지 않았고 최전방부터 펼치는 강한 압박으로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지난 1월 카타르에서 벌어진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지적됐던 빌드업도 많이 향상된 모습이었다. 공격 시 중앙에서 측면으로 연결되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아쉬운 점은 크로스의 질과 골 결정력이었다. 전반 19분에는 저돌적인 오버래핑으로 왼쪽 측면을 돌파한 심상민의 크로스가 허공을 갈랐다. 1분 뒤에도 박용우가 페널티박스 왼쪽 측면을 뚫었지만 크로스가 연결되지 않았다.


위험한 장면도 가끔식 보여졌다. 빌드업 시 상대에 차단당하면서 역습을 자주 허용했다. 김동준의 선방으로 위기를 벗어나긴 했지만 좀 더 매끄러운 빌드업이 필요해 보였다.

하지만 또 다른 황금 왼발이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신태용호의 에이스 문창진(포항)이었다. 상대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차단한 권창훈의 패스를 문창진이 아크 서클 오른쪽에서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문창진의 무회전 슈팅은 상대 골키퍼를 속이는 궤적으로 날아가 골대로 빨려들어갔다.

신 감독은 후반 5명의 선수들을 교체했다. 정원진 대신 덴마크의 호브로 IK 소속인 공격수 박정빈을 교체투입했다. 이어 이찬동 대신 이창민(제주), 심상민 대신 구현준(부산)을 넣었다. 후반 22분에는 최경록(상파울리) 진성욱(인천) 정성현(울산)을 한꺼번에 투입해 실험을 단행했다.

후반에는 박정빈이 눈에 띄였다.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로 상대 왼쪽 측면을 허문 박정빈은 올림픽대표팀 데뷔 무대였지만 과감함이 돋보였다. 후반 43분에는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빠르게 파고들어 문전으로 패스를 연결하기도 했다. 수비시에는 적극적으로 수비에도 가담했다. 포지션 체인지도 활발하게 이뤘다. 측면에만 국한되지 않고 중앙으로 자리를 옮겨 공수 연결고리 역할도 하면서 멀티 능력을 뽐냈다.

신 감독은 후반 38분 스무살 황기욱(연세대)을 투입해 왼허벅지 안쪽에 통증을 느낀 박용우를 보호했다.

리틀 태극전사들은 경기력이 살아난 알제리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이천종합운동장에 모인 1만1752명의 관중들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신태용호는 2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알제리와 두 번째 친선경기를 치른다.

이천=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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