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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멜버른전에서 얻은 '희망'과 '과제'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6-03-16 21:26


15일 오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6 아시아챔피언스리그 G조 3차전 수원 삼성과 멜버른 빅토리의 경기에서 0대 0으로 무승부를 기록한 수원 삼성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고 있다. 멜버른(호주)=사진공동취재단



수원 삼성이 아직 전통의 명가 기운을 살리지 못했다.

15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G조 3차전 멜버른 빅토리와의 원정경기서 0대0으로 비기면서 올 시즌 첫승을 또 미뤘다.

지난달 24일 감바 오사카와의 G조 1차전(0대0 무)부터 사실상 2016년 시즌에 돌입한 수원은 성남과의 K리그 클래식 개막전(0대2 패)을 포함, 4경기를 치르는 동안 2무2패에 그쳤다.

이번 멜버른전은 18시간 지옥의 원정길인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런 승점 1은 아니지만 올 시즌 수원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는 경기였다.

시즌 초반 수원이 품고 있는 희망요인과 과제가 맞물려 있는 것이다. 올 시즌 수원은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전력 약화가 예견된 상황인 데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비관은 금물이다.

그래서 먼저 희망을 본다. 서정원 수원 감독이 개막전 미디어데이에서 강조했듯이 '젊은피', '뉴페이스'가 희망이다. 이번 멜버른전에서 잘 보여줬다.

이날 선발로 출전한 필드 플레이어는 염기훈 구자룡 신세계 3명에 불과했다. 백전노장 곽희주와 백지훈을 비롯해 장현수 김종우 은성수 김종민은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신입생 문준호와 이고르, 이적생 이종성이 후반에 교체 투입됐다. 이들 가운데 베테랑 염기훈 곽희주 백지훈을 제외한 모두가 20대 초·중반의 젊은피 세력들이다.


성남과의 개막전(12일) 직후 열린 경기라 서 감독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1.5군 가동이었지만 일단 성공적이었다. ACL이라는 큰 무대, 그것도 일방적인 상대팀 응원 등 원정 핸디캡이 부담스러운 경기에서 '서정원의 아이들'은 잘 버텼다. 경기 내용에서는 다소 열세였지만 스피드와 체력에서 우위를 보인 멜버른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만으로도 평가받을 만하다.

서 감독이 이번 멜버른전에 대해 "어린 선수들이 먼 시간을 날아와서 귀중한 1점을 땄다. 실망할 결과는 아니다"고 말한 것도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더이상 오래 끌고 가면 안될 과제도 발견했다. 골 결정력이다. 축구는 골을 넣지 않으면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기본 상식을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수원은 지난 4경기 동안 1골에 그친 반면 4골을 허용했다. 지난해 38경기 60골로 12개팀 가운데 가장 많은 득점을 했던 것과 비교해도 분명히 무뎌졌다.

12일 성남전에서 상대(12개)보다 배에 가까운 21개 슈팅을 날렸지만 0대2로 패했다. 15일 멜버른전에서는 슈팅수마저 5개로 줄었고, 유효슈팅은 아예 없었다.

지난해 뛰었던 카이오, 일리안, 서정진 등 빠져나간 공격자원의 무게에 비해 공격 보강이 취약했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공격수 김건희 김종민, 이고르 등을 새로 영입하기는 했지만 이고르와 김건희가 돌아가며 부상을 하는 바람에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서 감독은 "외국인 선수 남은 한 자리에 공격수를 찾고 있지만 아직 적임자를…"이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에이전트들은 "적임자가 왜 없겠는가. 결국 돈이 문제지"라고 말한다. 결국 수원 구단의 긴축재정 방침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희망만큼이나 과제도 큰 수원. 돌파구를 제때 찾지 못하면 그 희망마저 반감될까 우려스럽다. 수원의 또다른 과제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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