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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성에는 무려 3만2695명이 운집했다. 전주월드컵경기장 홈 개막전 최다 관중 기록이 새롭게 쓰여졌다.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는 1만4504명이 입장,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탄천종합운동장 사상 클래식 최다 관중이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섣부른 전망도 금물이다. 하지만 올 시즌 K리그의 첫 그림은 그야말로 난형난제의 지세다.
절대 2강의 희비
전북 현대와 FC서울, 올 시즌 2강이 공식 개막전에서 충돌했다. 소문난 잔치, 먹을 것도 많았다.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은 관중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첫 단추는 늘 그랬듯 긴장감이 가득했다. 명암은 교차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의 변칙 전술이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의 화력을 잠재웠다. 서울은 먼저 세상에 나온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 2차전에서 무려 10골을 터트렸다. 최강희 감독은 최용수 서울 감독의 스리백에 맞서 스리백을 꺼내들었다. 서울이 전반 기선을 제압하는 듯 했지만 전북의 거친 수비에 막혀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 파탈루를 빼고, 측면 공격의 키인 레오나르도를 투입했다. 공격에 생기가 돌았고, 후반 16분 세트피스에서 기다리던 골이 터졌다. 이재성의 코너킥을 김신욱이 헤딩으로 화답, 골네트를 갈랐다. 반면 서울은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북이 1대0으로 승리하며, '절대 2강'의 첫 충돌은 막을 내렸다. 전북은 첫 밥상이 진수성찬이었고, 서울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두 팀의 전쟁은 이제 첫 발을 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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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는 무늬만 시민구단이다. 웬만한 기업구단보다 더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진다. 탄탄한 조직력의 성남은 올 시즌 전북과 서울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겨울도 뜨거웠다.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은 황의조 윤영선 임채민 등 핵심 멤버를 지켰다. 어느 정도 검증된 티아고와 피투 등을 영입하며 외국인 선수층도 보강했다. 황진성의 가세로 김두현과 함께 막강 허리진도 구축했다.
첫 상대는 2년 연속 K리그에서 2위를 차지한 '전통의 강호' 수원 삼성이었다. 수원은 중앙수비수 이정수가 복귀한 것 외에 꿀영입은 없었지만 그 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성남은 황진성과 임채민 등 몇몇 선수가 개막전 최종엔트리에 제외됐다. 그래도 다크호스로 대우받기에 충분했다. 수원을 맞아 2대0으로 승리하며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
김학범 성남 감독은 오늘보다는 내일이라고 강조했다. "스코어는 2대0이지만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되짚어봐야 한다. 특히 점유율을 더 높여야 한다. 그 부분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 성남의 질주가 기대된다.
이변의 퍼레이드
시민구단 인천과 광주를 비롯해 올 시즌 클래식으로 승격한 상주 상무와 수원FC는 올 시즌 클래식에서 '4약'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12일 첫 날부터 조짐이 비상했다. 광주는 ACL에서 출전 중인 포항 스틸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할 끝에 3대3으로 비겼다.
광주는 서울에서 이적한 정조국이 릴레이 골을 터트리며 2-0으로 리드했다. 그러나 후반 24분 이으뜸이 경고 2회로 퇴장당한 후 흔들렸다. 포항의 반격은 무서웠다. 후반 42분부터 5분간 무려 3골을 터트리며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다. 호된 K리그 신고식이 예상된 최진철 포항 감독의 입가에도 비로소 미소가 흘렀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였다. 광주는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 골로 재동점에 성공했다.
이변의 여진은 13일에도 계속됐다. 클래식 무대와 처음 만난 수원FC는 전남과의 원정경기에서 득점없이 비기며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대미는 상주였다. 안방에서 군인 특유의 '수사불패(죽을 순 있어도 질 수는 없다)'의 정신으로 '명가 재건'을 선언한 울산 현대를 2대0으로 꺾는 대반란을 일으켰다.
뒤늦은 감독 재계약으로 어수선했던 인천만 울었다. 인천은 제주 원정경기에서 1대3으로 패했다.
이변의 퍼레이드는 K리그의 또 다른 흥미다. 그라운드는 예측불허의 공간에서 2라운드를 기다리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