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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도르트문트의 베스트팔렌 슈타디온에서 열린 토트넘과 도르트문트의 2015~2016시즌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
하지만 순위싸움은 어느때보다 뜨겁다. 29라운드까지 선두 레스터시티와 최하위 애스턴빌라(승점 16)의 승점차는 44점. 다른 빅리그를 보면 이 간격이 얼마나 좁은지 알 수 있다. 28라운드가 지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51점, 25라운드를 마친 독일 분데스리가는 46점, 29라운드까지 이탈리아 세리에A는 49점이다. 올 시즌 EPL에서 나온 4골차 이상 승부는 단 12경기 뿐이다. 분데스리가는 19경기, 프리메라리가는 24경기나 된다. EPL에서 매경기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다는 얘기다. 이같은 결과는 천문학적인 중계권료가 한 몫을 했다. EPL 사무국은 중계권료를 50%를 구단에 균등 배분하며 나머지 50%는 성적과 생방송 노출 빈도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영국 스포츠 전문 방송 스카이 스포츠·BT 스포츠와 2016~2017시즌부터 3년간 진행되는 새로운 중계권 계약 금액은 무려 51억 3600만 파운드(약 8조8275억원)다. 지난 시즌 15위였던 뉴캐슬이 중계권료로 벌어들인 1억140만 유로(약 1343억원)는 독일 분데스리가 최강 바이에른 뮌헨의 중계권료(1억610만 유로·1405억 원)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EPL 내에서는 약팀이지만 수익만 놓고 본다면 세계적 최고수준이다. 이 같은 수익을 바탕으로 수준급 선수들을 더했고, 이는 전력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프리메라리가는 EPL과 반대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프리메라리가는 올 시즌에도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는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빅3'가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유로파리그에서도 4팀이 16강에 살아남았다. 프리메라리가는 유럽축구연맹 리그 랭킹에서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막상 내부는 그렇게 치열하지 않다. 선두권과 하위권의 격차가 너무 크다. 올 시즌에도 빅3의 잔치다. 루이스 엔리케 바르셀로나 감독은 "스페인 리그에서는 레스터시티처럼 돌풍을 일으키며 우승을 노리는 팀이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스페인에서는 빅클럽이 크게 부진하기가 매우 어렵다.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스페인의 빅클럽이다. 물론 세 팀도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겠지만, EPL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리메라리가는 EPL과 달리 수십년간 구단이 각자 중계권료를 판매할 수 있었다. 인기 구단인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중계권료의 상당 부분을 독점할 수밖에 없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