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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개막 D-3]전북 '2L1K' VS FC서울 '아데박', 누가 더 셀까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03-08 17:59




사령탑이 전체적인 판을 구성하지만 결국 그라운드의 주연은 선수들이다.

그들이 수놓는 그림에 따라 작품은 명작이 될 수도, 졸작이 될 수도 있다.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팀의 환경에 따라 폭이 다를 수 있지만 겨울은 변화의 계절이다. 올 시즌도 이적시장을 통해 연쇄 이동이 이루어졌다. 라이벌은 또 다른 라이벌을 낳고, 새로운 스타 탄생에도 눈길이 쏠린다.

K리그 개막 특집 시리즈 3탄으로 '인물로 보는 라이벌 구도 그리고 변화'를 조명했다. 첫 머리는 역시 라이벌 구도의 최상위에 포진한 전북 현대와 FC서울이다. 2강 체제를 구축한 두 팀은 12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공식 개막전에서 충돌한다.

키워드는 지존 전쟁이다. 최고의 흥미는 역시 화력 대결이다. 전북의 '2L1K'와 서울의 '아!데박', 누가 더 강력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먼저 뚜껑을 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아!데박'이 극강의 공격력을 과시했지만 K리그는 또 다를 수 있다.

구도가 재밌다. K리그의 골기록을 새롭게 쓴 데얀(35)이 2년 만에 친정팀인 서울에 복귀하면서 현존하는 최고의 킬러 이동국(37)과의 골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제주에서 뛰던 로페즈(26)와 울산의 공격을 이끈 김신욱(28)이 전북에 가세하면서 이동국과 함께 '2L(이동국-로페즈)1K(김신욱)' 라인을 구축했다. 서울은 아드리아노(29)와 박주영(31)이 건재한 가운데 데얀이 수혈되면서 '대박 트리오'에서 착안, '아!데박'이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2L1K,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올 시즌 '닥공(닥치고 공격)' 부활을 선언했다. 공격의 중심은 여전히 이동국이다. 그는 ACL 조별리그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맏형'의 위용을 과시했다.

로페즈는 ACL 조별리그 1차전 FC도쿄전(2대0 승)에서 선발 출전했다. 고무열의 선제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그는 상대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 파괴력은 여전했다. 측면 윙포워드지만 공간이 생기면 중앙으로 이동, 골기회를 만들었다. 김신욱은 도쿄전에선 교체, 장쑤 쑤닝과의 2차전(2대3 패)에선 선발 출전했다.


최 감독은 ACL 2경기에서 후반에 이동국과 김신욱 '트윈타워'를 가동했다. 이동국이 체력적으로나 높이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졌다. 수비 분산 효과도 있었고, 호흡도 나쁘지 않았다. 덩달아 2선 공격수들의 공격력도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로페즈와 김신욱은 전북에 둥지를 튼 후 이제 2경기를 치렀다. 시간이 지나면 공격 조직력은 더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은 레오나르도, 고무열, 이종호, 이재성 등도 공격라인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어 옵션은 다양하다.

'아!데박', 설명이 필요할까

현재로선 무게감이 '아!데박'에 더 쏠리는 것이 사실이다. 서울은 ACL 조별리그 2경기에서 무려 10골을 몰아쳤다. 데얀과 아드리아노가 2경기 모두 선발 출전한 가운데 박주영은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기록한 공격포인트가 무섭다. 아드리아노가 7골-1도움, 데얀은 1골-1도움, 박주영은 1도움을 올렸다. 아드리아노는 차원이 다른 골 결정력, 데얀은 이타적인 플레이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박주영도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펼쳤다.

시너지 효과도 있다. '아!데박'은 동반자이자 동시에 경쟁자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적절한 채찍으로 긴장감을 주입하고 있다. 아드리아노가 '미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지만 그의 입에선 데얀과 박주영의 칭찬도 빠지지 않는다. 최 감독이 "지금은 아드리아노가 잘해주고 있지만 순번이 바뀔 수도 있다. 경쟁체제"라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직 '아!데박'이 동시에 출현하지 않았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아!데박'이 가동해야 할 시점은 분명 온다. 최용수 감독도 그 시기를 계산하고 있다. 그는 "아직 세 선수가 제대로 호흡을 맞춘 적은 없다. 그러나 고비가 올 때 반전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상대에 충분히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우리는 언제든지 포백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기를 봐서 '아!데박' 트리오를 가동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데박' 뿐이 아니다. 서울에는 특급 조커인 윤주태도 대기하고 있다. 4월 K리그와 ACL을 병행해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에선 다양한 공격 카드가 춤을 출 것으로 예상된다.

K리그도 결전이 임박했다. '2L1K'와 '아!데박'의 지존 전쟁은 올 시즌 K리그의 특별한 양념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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