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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진이라는 이름에 씌워진 부상 이미지, 이제는 지우고 싶다."
이우진은 자신에게 씌워진 부상 이미지를 지우고 싶었다. 시작은 개명이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개명을 했다. 이우진은 "지금까지 30년 평생을 이강진으로 살아왔다. 개인적으로 미신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가 처한 상황을 바꿔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모님께서 먼저 제안했다. 처음에는 그런 거 필요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강진이라는 이름이 부상과 너무 연결돼버렸다. 부상 이미지를 지우고 새로 태어나고 싶은 생각에 개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우진은 지난 시즌 대전(2부 리그)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반쪽이었다. 전반기에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이우진은 "지난 시즌 대전에 늦게 입단했다. 동계 훈련을 하지못해 몸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대전도 급한 상황이라 무리했던 것이 화근"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제주 입단 시기도 늦었다. 지난해 같은 악순환이 반복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우진은 "의식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해서 꼭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절치부심했다. 소속팀으로 복귀한 이우진은 부산 수비의 중추로 성장했다. 2012년 전북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살길을 모색했다. 2013년 대전으로 임대를 갔다. 2014년 다시 돌아온 전북. 이우진의 자리는 없었다. 이우진은 "많은 분들이 부상으로 전북에서 뛰지 못했다고 생각하신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냉정히 말해서 부상 때문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내가 밀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촉망받던 수비수 이우진이 어느덧 30세가 됐다. 선수인생 황혼기에 접어드는 시점이다. 이우진은 "예전에는 어디를 가나 내가 막내였다. 이제는 그렇지 않다. 조언도 조언이지만 후배들에게 행동으로 솔선수범해야 할 고참의 위치가 됐다"고 했다.
자신의 축구인생도 다시 한 번 곱씹었다. 이우진은 "20대 초반에는 내가 잘 될 줄만 알았다. 하지만 내 마음 같지 않았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면서 프로로 뛰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는 것을 알았다"면서 "대전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렸지만 팀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어려웠던 순간들을 잊지 않겠다. 모든 것을 내려두고 이우진으로 새 출발 하고 싶다"며 웃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