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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수도 서울에 일장기가 등장했다. 스포츠이기 때문에 허락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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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로 끝난 전반은 히로시마에 대한 마지막 예우였다. 서울은 후반 융단 폭격으로 히로시마를 무너뜨렸다. 폭풍 해결사 아드리아노가 2경기 연속 해트트릭(3골)을 기록하며 대역전승을 거뒀다.
3·1절의 한-일전, "즐기자"고 했지만 솔직히 부담이었다. 자칫 패할 경우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었다. 최 감독은 당근이 아닌 채찍이 먼저였다. 그 통로는 팀이었다. 대승으로 인해 개인이 팀보다 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점을 경계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나'보다 '동료'를 먼저 떠올리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기본에 충실하자고 했다.
서울은 겨울이적시장에서 '알찬 영입'으로 새 시대를 맞았다. 3년 연속 득점왕에 오르며 K리그의 골역사를 새롭게 쓴 데얀을 다시 품에 안은 가운데 골키퍼 유 현, 미드필더 신진호, 조찬호, 주세종 등을 영입했다. 마지막 퍼즐이었던 수비 보강을 위해선 국가대표 출신인 정인환을 수혈했다. 이 뿐이 아니다. 지난 시즌 임대로 팀을 잠시 떠난 김원식도 돌아왔다.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그 약속을 지켰다. 히로시마에 첫 골을 허용했지만 서울은 흔들리지 않았다. 릴레이 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아드리아노의 '미친 존재감'도 화제다. 그는 부리람전에 이어 히로시마전에서도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2경기에서 무려 7골을 터트렸다. 히로시마전의 첫 골은 결승골이었다. 후반 3분 신진호의 프리킥을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연결, 골네트를 갈랐다. 후반 11분과 후반 23분, 2골을 더 추가하며 3·1절의 대미를 장식했다. 동료들의 도움도 인상적이었다. 아드리아노의 두 번째 골은 데얀과 고광민의 2대1 패스에 이은 작픔이었고, 마지막 골 상황에선 신진호의 힐패스가 압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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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찬 영입'으로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겨울을 보낸 서울이 올 시즌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