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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이었다.
김기희는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 전지훈련 때 중동과 중국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특히 김기희 영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던 팀은 중국의 허베이 화샤 싱푸와 상하이 선화였다. 당시 상하이 선화는 김기희의 이적료로 300만달러(약 36억원)를 베팅했지만 최강희 전북 감독이 거절했다.
최 감독은 전북이 K리그 3연패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김기희가 키를 쥐고 있다고 판단했다. 공격수 '싹쓸이 영입'으로 '닥공(닥치고 공격)'의 부활을 예고했지만 수비가 안정됐을 때 정상을 밟을 수 있다는 그림이었다. 김기희 잔류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최 감독은 내심 K리그의 자존심도 지키고 싶었다.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쏟아부어 세계적인 스타들을 쓸어담고 있는 중국에 아무리 많은 돈을 쓰더라도 살 수 없는 선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부경고-홍익대 출신인 김기희는 2011년 대구FC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김기희가 세상에 이름을 알린 건 2012년 런던올림픽 때였다. 그는 홍명보호의 일원으로 사상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4분에 불과한 출전 시간이 더 화제였다. 그는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2-0으로 앞선 경기 종료 직전에 투입됐고 4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단 4분 출전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고 병역 특례를 받아 그의 별명도 새롭게 생겼다. '4분 전역'이었다.
김기희의 인생도 달라졌다. 2012년 9월 대구에서 알 사일리야(카타르)로 임대됐다. 그 해 11월 호주와의 친선경기에 출전, 첫 A매치 데뷔전도 치렀다. 최 감독이 A대표팀을 지도할 당시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2013년 전북으로 둥지를 옮긴 김기희는 부동의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 2년 연속 K리그 우승에 일조했다. 지난 시즌에는 K리그 대상 베스트 11 수비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기희는 K리그 개인 통산 111경기에 출전, 2골-2도움을 기록했다.
김기희는 김영권(26·광저우 헝다) 장현수(25·광저우 부리) 김주영(28·상하이 상강) 등과 함께 코리안 센터백으로 중국 슈퍼리그를 누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