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그로저까지 흔들' 임도헌 감독 "봄배구 포기는 없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2-02 17:43



"기회가 충분한만큼 포기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죠."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삼성화재 없는 포스트시즌이 열릴까.

삼성화재는 27경기를 치른 현재 4위(승점 45)에 머물러 있다. 3위 대한항공(승점 52)에 승점 7점 뒤져 있다. V리그는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오를 수 있다. 전제가 있다. 3위와의 승점차가 3점 이내여야 준플레이오프가 열린다. 물론 대한항공이 1경기를 더 치른만큼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하지만 지금의 경기력이라면 남은 9경기에서 준플레이오프행은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화재는 V리그 최고의 명가다. 11시즌을 치르며 8회 우승, 3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단 한번도 우승권에서 밀려난 적이 없다. 하지만 신치용 감독이 물러나고 임도헌 감독 체제로 새 판을 짠 삼성화재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 부침이 심한 모습이다. 1라운드에서 네번째 경기만에 첫 승을 신고하는 등 2승4패로 부진했던 삼성화재는 2, 3라운드에서 7연승을 달리며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4라운드에서 4승2패로 주춤하더니 5라운드에서는 아직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1일 홈경기에는 한국전력에 2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대한항공이 3연패로 동반부진하지 않았다면 격차는 더 벌어졌을 것이다.

문제는 공격력이다. 임 감독은 "공격이 잘 안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삼성화재는 올해 올린 공격포인트는 1393점에 불과하다. 리그 4위다. 경기당 51.5점으로 지난 시즌 54.1점에 미치지 못한다. '에이스' 그로저는 공격 657점, 총 포인트 778득점으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영향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특히 대표팀 합류 후 체력저하가 눈에 띄는 모습이다. 실제 그로저의 복귀 후 공격성공률은 50.63%로 대표팀에 가기 전(56.89%)보다 6%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전력전에서는 오른 무릎에 탈이 났다. 임 감독은 "원래 무릎이 안좋았다. 3일 정도 휴식을 줬는데 경기 도중 다시 통증을 느낀 것 같다"고 했다. 그로저의 뒤를 받춰줄 류윤식 최귀엽 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며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팀 컬러였던 끈끈한 수비 조직력도 와해됐다. 특히 서브 리시브가 시즌이 진행될수록 불안해 지고 있다. 올 시즌 삼성화재의 서브 리시브 성공률은 49.27%로 4위다. 가장 좋았던 2라운드에는 57.49%까지 올랐던 성공률이 5라운드 3경기에서 45.12%로 추락했다. 세트당 디그도 9.23개로 5라운드 들어 떨어졌다.

삼성화재가 벼랑 끝에 섰다. 임 감독은 "어느 팀이든 봄배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 실력 차이가 두드러지는 것이 아닌만큼 마지막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3일 대한항공전은 포스트시즌 티켓의 분수령이다. 임 감독은 "대한항공보다 우리가 더 절실하다. 선수들이 얼마만큼 집중해서 이기겠다는 의지가 결과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