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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 눈빛 달라졌다, 훈련장 감돈 묘한 긴장감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12-17 18:22


울산=김진회 기자

17일 울산 북구에 위치한 강동구장.

결전을 한 달여 앞둔 선수들은 가벼운 농담도 나누는 등 환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왼무릎 부상으로 제주 소집 훈련을 건너뛰고 울산에 합류한 권창훈(수원)은 "올림픽대표팀 분위기는 항상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하지만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1주일여간 펼쳐질 울산 훈련에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겸으로 벌어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 출전할 최종명단(23명)이 꾸려지기 때문이었다.

벌써 2차 소집 명단도 15일 끝난 제주 소집 훈련과 비교해 세 명이나 줄어들었다. 유럽파 5명이 포함된 이번 울산 훈련에는 29명이 소집됐다. 그러나 이날 28명만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격수 최경록이 소속 팀 상파울리(독일)의 갑작스런 차출 일정 변경으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전지훈련부터 참가하게 됐다.

신태용 감독은 훈련장에서 선수들과 첫 미팅을 가졌다. 평소 재미있는 농담으로 선수들의 긴장감을 풀어주던 신 감독의 분위기는 180도 달라져 있었다. 눈빛도 마찬가지였다. 결연했다.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옥석을 가리고 전술을 가다듬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시간이기 때문이었다.

신 감독은 둥근 원으로 모인 선수들에게 세 가지를 강조했다. 첫째,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신 감독은 "여기에 모인 선수들 중 23명밖에 카타르에 갈 수 없다. 누군가는 떨어져야 한다. 자신이 떨어졌다고 해도 실망하지 마라. 얼마든지 기회가 올 수 있다. 선수 교체는 조별리그 첫 경기 킥오프 6시간 전까지 할 수 있다. 또 두바이 전훈에서도 부상자가 생겨 선수를 바꿀 수 있다. 포기하지 말고 다가올 기회를 위해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신 감독은 제주 훈련을 통해 최종명단 윤곽을 90% 정도 확정했다. 선수들도 자신이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어느 정도 감을 잡고 있다. 그러나 신 감독이 던진 희망의 메시지로 훈련의 긴장감은 마지막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부상을 숨기지 말라는 것이었다. 신 감독은 "절대 부상을 숨기지 마라. 자칫 자신의 욕심으로 팀 전체가 망가질 수 있다. 아픈 부위가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라"고 했다. 신 감독은 이미 울산 전훈 소집 전 변수에 발목이 잡혔다. 공격수 박인혁이 소속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차출 거부에 소집되지 못했다. 박인혁은 최종명단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찬동(광주)과 김민태(센다이)다. 이찬동은 부상을 털어버리지 못했다. 김민태는 1차 전훈에 이름을 올려 훈련했지만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신 감독은 "몇몇 선수가 빠져 선수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그러나 황문기(아카데미카)와 정충근(낭트) 등 새 얼굴이 가세했다"며 "선수들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여기에 뽑힌 선수들이 게으르지 않다. 이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도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길어질 훈련 시간이다. 신 감독은 "1차 전훈 때는 선수 개개인의 특성과 기량을 테스트 했다면 울산에선 카타르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력과 전술 훈련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토너먼트에서 강조되는 강력한 수비에 대해선 "공격축구가 좋다고 한들 2골을 넣고 3골을 잃으면 승리할 수 없다. 수비 안정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신태용호는 18일 '공포의 삑삑이'라고 불리는 셔틀런(왕복 달리기)으로 체력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25일 훈련을 마친 신태용호는 26일 최종명단을 발표한 뒤 28일 두바이로 떠나 중동 적응에 돌입한다.

울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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