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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이적시장 중간점검]③'제철가' 눈물, 포항-전남 험난한 겨울나기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12-15 18:41



'제철가 형제'가 험난한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즈는 모기업 포스코의 긴축재정으로 구단 지원금이 30% 정도 축소될 전망이다. 매년 100억원의 지원금이 7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다보니 몸집 줄이기는 불가피하다. 지역 기업의 후원금까지 더하면 포항의 2016년 예산은 140억원, 전남은 12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과 전남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우선 포항은 생애 첫 프로팀 지휘봉을 잡은 최진철 신임 감독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기 위해 기존 선수들을 최대한 잡으려고 노력 중이다. 자유계약(FA) 신분을 얻은 선수들과의 협상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다. 포항에서 12년째 활약한 골키퍼 신화용과 '캡틴' 황지수는 잔류시켰다. 하지만 '베테랑' 김태수 박성호에게는 재계약을 통보하지 않았다. 이미 시즌 중 한 차례 포항과 재계약 협상이 결렬된 고무열은 해외진출을 추진 중이다.

포항이 거둔 가장 큰 소득은 미드필더 손준호의 마음을 붙잡은 것이다. 중동 이적에 실패한 손준호는 포항과 계약기간이 3년 남았지만 복수의 K리그 기업구단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러나 의리를 택했다. 손준호는 6일 잔류하기로 했다. 포항도 손준호의 결정에 화답했다. 연봉 100% 인상으로 사기를 올려줬다. 대신 내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좋은 조건이 올 경우 해외진출을 돕기로 했다.

포항은 김태수의 공백을 인천 출신 미드필더 조수철로 메울 예정이다. 또 내년 시즌 초 군입대하는 미드필더 신진호의 빈 자리도 조수철이 채워야 할 몫이다.

포항은 내년에도 외국인 공격수를 활용한다. 라자르를 남겨뒀고, 티아고와 모리츠를 내보냈다. 포항은 경쟁력있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물색 중이다. 그러나 포항이 외인으로 채울 포지션에 투자할 수 있는 수준은 6~7억원이다.

이적 시장에서 지출만 있는 건 아니다. 수익도 났다. K리그 영플레이어상 출신 김승대가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중국 옌볜FC로 둥지를 옮겼다. 김승대의 몸값은 19억~21억원으로 수준이다. 포항은 팀 내 핵심 공격수의 이탈을 막을 수 없었지만, 줄어든 예산을 조금이라도 만회했다는 차원에서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다.


전남도 깎인 예산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공수의 핵' 이종호와 임종은을 전북으로 보내면서 20억원 가까운 이적료를 챙겼다. 대형 이적 뒤에 숨겨진 협상은 조석재 임대 영입이다. 조석재는 지난 시즌 챌린지(2부 리그) 충주 험멜로 임대돼 19골-5도움으로 득점왕 경쟁을 펼친 유망주다.


전남은 FA 선수들과의 협상을 진행 중이다. K리그를 대표하는 수문장 김병지와 이별을 택했지만 시즌 중 스테보와 재계약했고, 임대영입한 오르샤를 완전영입했다. 신구 풀백인 현영민과 이슬찬은 잔류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포항과 전남은 빅네임 영입을 하기에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포항은 내년 시즌 K리그 뿐만 아니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도 병행해야 한다. '제철가 형제'는 유소년시스템이 잘 정착돼 있긴 하지만 스타 플레이어들을 휩쓰는 구단들과 벌어지는 격차를 좁히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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