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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의 센터서클]프로구단도 흑자를 추구해야 한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12-15 18:40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2016년 1월 1일부터 제일기획의 품에 안긴다.

2014년 시작된 삼성의 프로스포츠 구단 통합이 마침내 마무리된다. 축구(수원 삼성), 농구(삼성 썬더스, 용인 삼성생명), 배구(삼성화재)에 이어 야구까지 제일기획 아래에 한 식구가 된다. '삼성이 하면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삼성의 변화에 한국 스포츠계도 주목하고 있다. 어디로 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봄이었다. 제일기획에 처음으로 흡수된 종목은 축구였다. 필자는 당시 수원 삼성의 미래를 묻는 제일기획의 설문 조사에 참여했다. 변화의 바람은 이미 그때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큰 틀의 흐름은 사고의 전환이었다. 삼성이 그동안 스포츠를 바라본 눈은 '사회 공헌'이었다. 그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었다.

한국 프로스포츠의 역사도 한 세대를 넘었다. 프로야구가 1982년, 프로축구가 1983년 출범했다. 30년 넘게 이어진 경쟁의 토양은 투자였다. 모기업의 경영 상황과 성적에 따라 투자는 춤을 췄다. '1년 살아남기'에 급급했다. 단기적으로 희비가 엇갈릴 수 있었다. 그러나 장기적인 비전은 부실했다. '현재 남은 것은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뾰족한 답을 내놓기가 쉽지 않은 것이 국내 프로스포츠의 현실이다.

프로스포츠는 모래 위에 집을 지은 형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흑자'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돈 먹는 하마'라는 치욕은 부인할 수 없다. 축구의 경우 기업구단은 모기업, 시도민구단은 지방자치단체의 투자에만 운명을 맡겼다.

물론 투자도 중요하다. 그러나 투자에도 품격이 있다. 투자가 바탕이 돼 자생력을 갖춘 구단으로 발전해야 한다. 하지만 자생력은 프로구단과는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제일기획의 도전이 반갑고, 설렌다. 프로스포츠단은 봉사 단체가 아니다. 기업구단은 모기업에만 기대서는 미래가 없다. 시도민구단은 지방자치단체만 바라봐서는 안된다. 수익창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스포츠 본연의 가치를 살리는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 경영 합리화는 프로구단도 이뤄야 할 숙제다. 30년 넘게 손만 내밀었다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프로구단도 일반 기업처럼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이익을 내야 구단도, 스포츠도 더 건강해 질 수 있다. 승패를 떠난 스포츠 본연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야구든, 축구든 매력적인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축구의 경우 매 시즌 개막 전 모든 감독들이 "공격적인 축구, 재미있는 축구"를 공약한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면 성적지상주의에 매몰된다. 지루한 공방이 이어진다. 90분을 지켜보기가 따분하다. 성적보다 어떻게 재미있는 축구를 구현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팬들은 승패를 떠나는 감동이 물결치는 축구장을 바란다. 그래야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다.


스포츠전문 인력도 육성해야 한다. 스포츠는 특별한 문화 산업이다. 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경영, 기획, 선수단 운영 지원, 마케팅, 재무, 홍보 등 기업 운영과 매한가지다. 스포츠전문 행정가를 꿈꾸는 미래의 주역들이 꽤 있다. 기성세대로는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지구촌 스포츠와 함께 호흡할 수 없다. 스포츠인과 비스포츠인이 융화돼야 한다.

각 구단마다 철학도 있어야 한다. 현주소를 냉정하게 진단하고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 눈높이를 현실에 맞게 책정해야 한다. 모두가 우승을 할 수 없다. 각 구단은 팬들과 목표를 공유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지구촌은 향후 문화 권력이 지배할 것이다. 스포츠는 언어가 없다. 프로스포츠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흑자를 내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을 때 비로소 미래를 노래할 수 있다. 프로구단도 이익을 내는 시대가 도래해야 한다.
스포츠 2팀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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