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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검찰청 외사부(부산지검)가 프로스포츠 근간을 뒤흔드는 범행을 발본색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지검은 K리그 비리 심판에 대해서도 칼을 뽑았다. 안 전 사장이 횡령한 돈의 행방을 쫓다 심판에게까지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부산지검은 안 전 사장에게 청탁의 대가로 수백에서 수천만원을 수수한 K리그 전,현직 심판 4명을 국민체육진흥법위반으로 입건했다. 이 중 최모씨(39)와 이모씨(36)를 구속 기소하고, 유모씨(41)와 류모씨(40)는 불구속기소했다. 심판 한 명은 혐의가 확인되지 않아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차맹기 공보담당관 2차장 검사는 "그 동안 축구 팬들과 축구인들 사이에 소문으로만 떠돌던 기량 미달 외국인선수 영입와 심판 로비의 실태가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비리는 프로축구를 응원하고 즐기는 많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임과 동시에 프로스포츠의 근간을 뒤흔드는 범행인 만큼 향후에도 철저하고 엄정하게 관련 비리를 수사하여 발본색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구단의 심판 매수 사건으로 심판 배정에 허점이 드러났다. 심판 배정은 2014년까지 서울에서 2시간 이내 도달할 수 있는 경기장일 경우 당일 심판위원장이 심판 본인에게 문자로 통보를 해준다. 2시간이 넘는 경기장은 전날 통보된다. 올 시즌부터는 비리를 막고자 자동배정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효과는 전무했다. 이유는 선후배로 얽혀있는 구조다. 차 검사는 "심판들과 구단 관계자들이 선수 시절 선후배로 얽혀있는 경우가 많아 특정 경기에 어떤 심판이 배정됐는지 구단 측이 쉽게 알아낼 수 있다"고 전했다.
1983년 프로축구 태동 이후 처음으로 심판 매수 비리를 캐낸 차 검사는 "K리그의 주심이 22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 중에서 4명이 비리에 연루됐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심판들은 경기 전과 후에 200만원~1000만원 까지 돈을 받아 챙겼다. 승강 플레이오프와 같은 팀의 운명이 걸려있는 경기에선 많은 돈을 받았다. 주로 거래가 이뤄지는 장소는 경기장 주변 또는 숙소 주변이었다. 경기장을 향하던 심판들이 잠시 들르는 휴게소도 돈을 건내받는 장소로 이용됐다. 차 검사는 지난 2년간 경남이 치른 경기 중 19경기를 부정판정이 의심된다고 판단했다. 이 중 이날 경기 영상 13건을 소개했다.
차 검사는 일부 심판들의 비리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또 심판의 부정판정이 반드시 경남의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승부조작 가능성을 낮게 봤다. 차 검사는 "'절대 돈을 받지 않는다'는 심판도 많이 있었다. 그런 심판들이 있어 축구에 희망이 보이고 K리그가 전체적인 비리에 휩싸였다고 보기 힘들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부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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