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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규.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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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수문장 김승규(25)의 해외 진출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K리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28일 "김승규가 올 시즌을 끝으로 울산을 떠나 일본 J리그 빗셀 고베에 입단한다. 현재 양측이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김승규는 올 시즌을 끝으로 울산과 계약이 끝나 자유계약(FA) 신분이 된다. 최근 일본 현지 언론에선 고베가 김승규 영입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김승규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김승규는 4주 군사훈련을 위해 논산훈련소로 입소하기 전 울산 구단과 만나 해외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을 졸업한 2006년 울산과 프로계약을 맺은 뒤 10시즌 동안 울산을 위해 헌신했다. 고향팀에 대한 애정이 그만큼 컸다. 그러나 필드플레이어와 다른 골키퍼의 특수성 탓에 해외 진출 기회는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K리그 최고의 골키퍼이자 A대표팀에서 정성룡(30·수원)과 넘버원 자리를 다투는 김승규 입장에선 평생 올까말까한 해외 진출의 꿈도 버릴 수 없는 입장이었다.
김승규는 올 시즌 울산 '최후의 보루'였다. 소속팀 울산과 A대표팀을 오가면서도 K리그 34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2시즌 간 0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며 완벽에 가까운 기량을 보여줬던 김승규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24골을 기록, 30경기 이상 소화한 K리그 골키퍼 중 박준혁(성남·31경기 25골·0.81골) 권순태(전북·35경기 33골·0.94골)에 이은 K리그 최소실점률 3위를 기록했다.
김승규 영입을 추진한 고베는 효고현 고베를 연고로 하는 팀으로, 1997년부터 J리그에 참가했다. 2005년과 2012년 각각 J2(2부리그)로 강등된 아픔을 안고 있으나, 이후 줄곧 J1(1부리그)에서 활약했다. 2004년 일본 온라인 유통업체인 크림슨그룹에 인수되어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국내 팬들에겐 김도훈 김남일 하석주가 거쳐간 팀으로 친숙한 편이다. 현재도 슈틸리케호에서 활약 중인 정우영이 주장을 맡고 있다.
변수는 있다. 김승규의 존재감이 울산에서 워낙 크다. 울산 태생인 김승규는 현대중-현대고를 거쳐 울산에 입단한 '프렌차이즈 스타'다. 기량 뿐만 아니라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김승규를 떠나보내는 게 울산 입장에선 쉬운 일이 아니다. 대체자도 구해야 한다. 김승규 만한 능력을 갖춘 차기 안방마님을 찾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K리그 관계자는 "울산 측이 김승규가 군사훈련을 마친 뒤 재차 의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승적 차원에서 골키퍼 해외 진출을 승낙할 것으로 보이나 재계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결국 김승규의 의지와 울산의 결단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느냐에 따라 물줄기가 바뀔 수는 있다.
지난 16일 입소한 김승규는 내달 중순 퇴소한 뒤 새 시즌 준비를 위한 휴식에 돌입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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