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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내가 토트넘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가장 뛰어난 경기력이었다."
웨스트햄은 그 정점이었다. 21일 '리그 최강' 맨시티를 만나 4대1 대승을 거뒀던 리버풀 못지 않은 엄청난 압박이었다. 헤비메탈로 포장된 위르겐 클롭 감독의 '게겐 프레싱(Gegen-pressing·전방압박)'이 부럽지 않았다. 전방부터 엄청난 압박으로 웨스트햄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토트넘은 이날 무려 22번의 인터셉트를 성공시켰다. 후반 4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압박으로 볼을 뺏은 후 해리 케인이 중거리포로 득점에 성공한 것은 토트넘식 압박축구의 정수였다. 전방부터 전 구역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토트넘의 기세에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웨스트햄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공교롭게도 웨스트햄전은 '손샤인' 손흥민이 부상 후 첫 선발 출전한 경기다. 9월 맨시티전에서 좌측족저근막을 다친 후 59일만의 선발 복귀였다. 2달간 애지중지한 보람이 있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이 경기를 뛸 수 있는 상태까지 몸상태를 끌어올렸음에도 팀 훈련을 통해 착실한 준비를 이어나갔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공격적인 움직임에서도 보다 조직적으로 바뀌었다. 오른쪽 날개로 나선 손흥민은 자유롭게 중앙으로 이동하며 공간을 만들었다. 특히 케인과의 공존법을 익힌 모습이었다. 움직임 폭이 큰 케인의 동선과 겹치지 않게 공간을 찾아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케인이 측면으로 빠지면 중앙을 옮기고, 케인이 중앙에 머물면 좌우 측면으로 돌아들어가는 등 다양한 움직임을 보였다. 연계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손흥민은 동료들의 움직임에 맞춰 적절한 패스를 연결했다. 토트넘의 첫 골도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됐으며, 마지막 골은 손흥민의 어시스트로 만들어졌다.
영국 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7.81점을 매겼다. 이날 경기에 나선 28명의 선수들 중 다섯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토트넘이 시즌 최고의 경기를 펼친 웨스트햄전이 손흥민의 복귀전이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절대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이 아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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